요진침 개인전 기억의 공간
YAO CHENCHEN
2023 04/26 – 05/01
3 전시장 (3F)
화가 노트
인간의 기억은 우리가 과거의 경험과 느낌을 회상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다. 나의 작품은 현실의 공간적 왜곡을 통해 내면의 세계와 초월적인 현실을 탐구하는 것이다.
한국에 유학 온 후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족, 친구, 그리고 익숙하던 공간들과 떨어져 혼자 한국에서 사는 동안 내가 보호 받을 수 있는 안정된 공간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에 늘 불안했다. 언어와 문화가 낯선 곳에서 어느 한 곳에 안정적으로 소속되지 못해 나의 일상은 소외와 외로움과 싸우고 있다. 가족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던 내 기억 속의 집, 정원… 내 기억의 공간, 그리고 현재의 공간.
작품 속 공간의 분할과 교차를 통해 내 기억의 아름다움, 현재로부터 소외된 자아, 그리고 기억의 생성과 그 사이에서 불현듯 생겨나는 망각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는 <반복>과 <방> 두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반복>이라는 시리즈는 제목 그대로 반복되는 공간을 하나씩 그렸다. 인간의 의식공간처럼 끊임없는 망각과 생성이라는 반복적인 과정이 필요하다.여기에 공간을 연결하는 아치형 문은 저의 산둥성 집에 있는 아치형 현관과 비슷한 모양이다. 제가 집에 가지고 있는 첫인상이자 가장 인상 깊은 공간이기도 한다. 그래서 가족이 함께 모여 행복했던 그 순간이 떠오르지만, 사실 그 기억은 다시 재현될 수 없다. 저의 ‘집’ 같은 공간에 막상 들어가면 이 방에는 아무 것도 없다. 오로지 외로운 저 자신만 있다.
<방> 시리즈는 상징적인 장치를 두었다. 공간에 떠내려가는 이미지를 통해 제 마음속에서는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제가 기억하고 싶은 이미지를 남겨두었다. 화면에 있는 인형은 압박감에 파묻혀 어찌할 줄 모르는 저의 모습, 저의 자아를 비유적으로 나타냈다. 외롭고 소외되어 있는 저의 자아, 그리고 아름다운 기억은 점점 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