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이상, 이상훈 개인전 당신이 내리시는 것 무엇이든

단이상, 이상훈
2023 04/26 – 05/01
2 전시장 (2F)

작가 노트. 2023.1.11
지난 13년간 여러 가지 그림을 그려왔다. 어떤 것은 형상으로부터 왔고 어떤 것은 정신 속의 이미지였고 많은 것들이 나의 젊은 시절 영웅들의 미술이었고 이제는 역사로서의 미술과, 시대의 미술과, 나의 미술과, 나의 삶이 결합한 무엇인가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추구한 것은 추상이었고 하나의 세계였다. 그것은 추상화라고 불리는 그림이지만 나는 그것이 나의 행위를 통해 물질화되지 않으면 누구도 볼 수 없는 하나의 우주, 하나의 풍경, 정신을 통해 현실 세계와 연결되는 또 다른 세계를 그려왔다고 생각했다(누구나 그렇지만). 왜냐하면 그것들은 통일성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 자연과 같은 어떤 시스템 이 존재하는 무엇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존중했고 내가 해내 가야만 하는 어떤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다. 지금 돌이키면 그것들은 과정으로서 지금의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필연성이 있으며, 아직 과거의 생각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중첩되고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10년 전 나는 헌책방에서 개신교의 성경을 구입해 처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성경을 가까이했고 미사는 전혀 충실하지 않았지만 며칠이면 며칠 주면 주 달이면 달대로 지금껏 50여 곳의 성당을 방문했었다. 가톨릭은 모태신앙이며 견진 성사 이후도 고해성사 없이 첫영성체도 못 하고 있었다. 작년 용기 내어 모령성체를 한 이후 고해 후 첫영성체도 모셨다. 요즘은 강론이나 피정을 통해 더욱 성장하려 힘쓰고 있다.
무엇을 처음으로 열정을 갖게 되는 시기가 재작년 가을이 아니었나 싶다. 위에 말했듯 그것은 주님이셨다. 그 전 말했듯 나는 추상이라는 형식, 유화라는 형식을 추구해 왔고 그 내용은 어떤 세계 혹은 우주적 풍경이나 질서와 같은 무엇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나는 상징의 세계를 받아들인다. 하얀색은 순수한 죄 없음을 선을 천사를 겨울을 눈을 상징하기도 하고 갈색은 나무 십자가를 혹은 흙 땅을 상징하기도 한다 푸른색은 영원한 삶을 성모님을 물과 하늘을 상징하며 녹색은 성령님을 생명을 초목을 풀잎을 상징하기도 한다 노란색은 빛을 주님의 영광을 붉은색은 희생과 성혈을 상징한다.
울려 퍼지는 것은 땅끝에서 땅끝까지 퍼져나갈 복음이고 아래로 향하는 것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그 무엇 혹은 운명과 순명이되었다.
이리저리 향하는 것은 목자를 필요로 하는 나와 우리 흙먼지, 주의 숨결이 불어 넣어진 자비를 구하는 인간이 되었다. 또 하루하루 그때그때 하는 드로잉은, 꼭 필요한 생업의 수련을 뜻하는 하루하루 주님의 손길이 있어야 하는 기도가 되었다.
지금 작가로서 내 모습은 작가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크게 해석과 의미를 바꿔 놓는지 잘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내가 그리는 방식은 아주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전혀 다른 세계가 되어버렸다. 작가 자신의 작품에 대한 해석과 이해가 작가의 의도가 되어가고 제목을 통해 드러나는 이 회화는 이전과 다른 것을
관람객에게 설명하고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나는 몇 년 전 작가는 문제를 내는 사람이지 답을 설명 사람이 아니라고 이야기했지만. 이제 나는 내가 내었던 문제들의 윤곽을 말해가기 시작한다.
“주님 제가 마음은 있으나 뜻이 없나이다. 뜻을 주소서”
3년 전 공세리 성당 성 가족상 앞에서 초를 밝히며 한 기도이다.
40세가 되어야 보인다는 추상.
그 말은 그림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생애의 보편성에 근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의 미술은 이제 또다시 시작되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