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찬 개인전 윤찬 개인전

윤찬
2021 06/23 – 07/05
2 전시장 (2F)

작가노트

윤찬

사람이 지닌 진실은 무엇인가. 나는 늘 사람이라는 가장 원초적이지만 쉽게 묵과하는 대상을 그림의 소재로 삼아왔다. 내가 왜 사람을 그리는지, 그리고 생애 첫 그림부터 지금까지 그것이 지속되어 지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본능적이기 때문이다. 단지 내가 기억하는 것은 나 개인의 경험에선 부모님이 나를 조부모님께 맡겨두고 직장에 출근을 하시면서 부터 사람을 갈구하고, 그에서 오는 사랑을 원했다는 것이 기억력의 한도 내에서 첫 이유다. 사람을 그리면서 처음엔 사람의 사랑과 아름다운 모습을 갈구했고, 그것을 그려내는 행위를 통해 ‘그 사람’을 내가 ‘얻는다’고 느껴왔다. 하지만 삶을 경험하면서 사람과의 만남에도 경중(輕重)이 존재하며 따뜻함이 있으면 상처가 있고, 풍족이 있으면 갈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인간이 가진 조금은 더 본질적인 것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인간이라는 사회적 동물은 극단적인 인간관계라는 사슬 속에서 조금이라도 덜 잃으려 애써 노력하는 존재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인간관계로 명명된 사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처럼, 나는 그림을 통해 살기 위해 그린다. 단순히 생물학적 생존을 넘어선 조금은 더 살아 숨 쉬는 존재이기 위해서 이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나의 그림을 보는 이 순간에도, 나는 또다시 그려낼 것을 생각하고 내 자리로 돌아가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