슴슴 5인전 2022 슴슴 5인전 2022
방윤희, 안상미, 주연하, 최동숙, 최진영
2022 09/14 – 09/19
2 전시장 (2F)
전시소개
슴슴은 만화예술을 전공한 동기 5명이 함께 하는 전시입니다. 첫 전시 《슴슴 5인전》(2019, 갤러리인사아트, 서울)을 통해 5명의 작가들은 각자의 관점을 찾고 맛을 더해나가는 여정을 출발했습니다. 재기 발랄한 즐거움을 선사했다는 평을 받은 《슴슴 5인전_두 번째 슴슴》(2021, 아트비트갤러리, 서울)전을 거쳐 올해로 4년 차 ‘슴슴’이 2022년 9월 인사동 갤러리인사아트에서 《슴슴 5인전 2022》이라는 타이틀로 세 번째 전시를 갖습니다.
방윤희, 안상미, 주연하, 최동숙, 최진영 다섯 명의 신진 작가들은 이번 전시에서 장지에 수채, 실크스크린, 한지에 채색, 실, 캔버스에 아크릴 등 각자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재료와 다양한 기법의 그림들을 선보입니다.
각자의 지향점 위에 중중하고 먹먹한 고심을 재료로 빚어 내놓은 결과물들은 숙성을 거쳐 둔탁하고 무겁지 않으며 진심을 담아서 차려낸 밥상처럼 은근하고 담백한 맛을, 또한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식탁처럼 산들거리는 향취를 내는 그림들로 가득합니다.
헛헛한 오늘의 허기를 그림으로 채우고 싶어 진다면.
2022년 9월 14일 수요일부터 9월 20일 화요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56, 갤러리 인사아트 2F에서 《슴슴 5인전 2022》
* 슴슴-하다 : 맛이 싱겁거나 상태가 잔잔함을 나타내는 단어
* 전시정보 : 《슴슴 5인전 2022》 / 참여 작가 – 방윤희, 안상미, 주연하, 최동숙, 최진영 / 2022년 9월 14일 수요일부터 9월 20일 화요일까지 /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56, 갤러리 인사아트 2F
<작가노트>
방윤희
Bang Yunhee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 일상은 흘러간다.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철이 든다는 건 두려움을 알게 됐다는 말과 같다.
그리고 삶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한다.
두려움에 어떤 규격이 있는 건 아니다.
너무 큰 두려움은 나를 짓눌러 꼼짝 못 하게 만들고 작은 두려움은 나를 겁 없이 키워 오만해지도록 만들어 버린다.
두려움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들고
그것을 성실히 감당해내는 것이 삶일지 모른다.
안상미
Stella Ahn
검정 + 검정 = 꽃
빨강 + 빨강 = ∞빛
존재한다는 것
아름답다는 것
시간의 길을 따라
물음표를 지우고
느낌표를 채워 갈수록
들판에 핀 무심한 꽃처럼
가물대는 밤하늘 별처럼
침묵이라는 품 속에서
나는
미소 지어요.
주연하
Ju Yeonha
부귀영화, 건강, 장수, 다산 등 길상의 의미를 지닌 민화 속에 꽃들을 작은 캐릭터와 함께 그려 누구나 하나쯤 가슴속에 품고 있는 소망과 염원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그림에 담아 본다.
최동숙
Choi Dongsook
강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을 바라보며 걸어갔습니다.
그 생명들을 강빛이라고 부르고 싶었습니다.
최진영
Choi Jinyoung
[The Pause 일시정지]
대상을 붙잡아 두고 싶습니다
나의 고양이와
이마를 만지고 가는 바람
계속해서 뒤로 멀어지는
차창 밖의 가로수들
“시간을 멈출 수 있는 슈퍼파워가 있다고 상상해 봐.”
“네 손으로 공간을 잡을 수 있다고 착각해 봐.”
평면 그 좁은 화폭 안에
내 사랑이 생생히
여기에 살아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2022. 최진영
1.
사랑하는 대상의 죽음과 소멸에 대항하여, 지금 여기에 붙들고 재생(再生)하고 싶어서 나는 마흔에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
필멸자. 우리의 끝과 그 너머에 대해 천착해 온 나는, 어린 시절부터 출산과 사별을 겪은 몇 해 전까지도 이 번민의 산책길을 벗어나지 못했다. 산책 초입에 들어서면 무작위로 떠오르는 낭만적인 공상이나 허무맹랑한 잡념들이, 나뭇가지처럼, 일맥상통하는 처음을 지닌 끄트머리 다발로 내 발보다 앞서 과거에 닿아있곤 했다. 꼬마였을 때 나는 종종 머리가 열리고 영원함에 닿은 듯한 -존재감의 현현이라고 옮길 수 밖에 없는- 감각에 압도되곤 했다.
이 벅찬 행복감이 무엇인지는 확언할 수 없지만 그것에 대해 시각으로 선언하는 것.
이것이 내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좇고 싶은 일, 즉 작가적 사명일 거란 생각을 한다.
3.
영혼 불멸의 은유로서 흰 꽃들, 특히 산사나무 꽃과 배추흰나비 등을 즐겨 그리고 있다.
물론 ‘지금, 여기’를 도피하려는 피안적 아이디어는 아니다. 나는 생의 찬가를 택했으니까.
4.
그러므로 자연 질서인 ‘에너지 보존 법칙(law of energy conservation)’에서, 유리알 유희 같은
‘파동-입자 이중성(wave–particle duality)’에서, 음과 양에서, 노자의 꿈에서, 아름다운 예수님에게서, 그리고 햇빛 속에 반짝이는 모두에게서 보았던 희망의 빛과 형태를 화폭에 기록하고자 한다.
5.
출발과 동시에 이미 도달해 있었던, 근원의 빛에 자신을 연결하는 기쁨을 전송할 수 있게 되기를, 언젠가 그 빛이 시각을 넘어 은유될 수 있기를…. 당신에게서 새롭게 재생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