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찬석 개인전 가두기와 열기

주찬석
2024 11/13 – 11/19
본 전시장 (1F) 특별 전시장 (B1)

가두기와 열기

작품들에서 다중 프레임 이미지들이 전면에 나서는 까닭에 프레임 안을 주목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답답함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재현의 대상을 사각형으로 된 시선의 틀 속에 가두는 시작과 조형과 표현의 행위를 창문의 양식으로 마무리하는 지점은 가두기의 한 부분일 것이다. 프레임은 근본적으로 그 내부로 무엇인가 묶어두려고 하는 ‘가두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중, 삼중의 프레임으로 구성되어 있는 작품은 ‘가두기’라는 기본적인 역할을 넘어 ‘열기’의 역할을 실행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로움을 가지게 하려 하였다.

 

나는 일차적으로 미적 대상을 화면 안에 가두는 회화적 프레임을 작동시키고, 그 틀 안에 풍경이나 사물, 추억과 상상 속에 이야기를 함께 그려 넣어 가두고 프레임의 주변에 열 수 있는 장치들을 대상물로 배열하여 열기를 시도해 나아간다.

다중 프레임 안의 이미지들은 프레임과 프레임이 지속해서 연결되고, 단절된 구조로 연결해 나아가며 연속적으로 이어져가는 작품들은 그 안이 끝이 아니며 다시 시작되어 이어져 간다. 작품들의 다중 프레임이 다른 지점에 개별 프레임의 이미지들이 서로 상충, 대비되거나 비연계적, 비연속적인 부분들이 있어 개별 프레임의 이미지들은 익숙하지만, 비연속적인 이미지들의 만남으로 관객이 낯설어 할 수도 있다. 비연계적, 비연속적 상태로 가두어진 개별 프레임들은 ‘열기’로 틀 사이의 줄기나 개구리, 달팽이, 진달래 같은 매개체 이미지가 등장함으로써 촉발되며. 작품에서는 이러한 매개체 형상이 프레임 밖으로 넘어 들어와 프레임 안과 밖을, 또는 하나의 프레임과 또 다른 프레임 사이를 연계하려는 소통의 몸짓으로 내부와 외부의 소통을 도모한다.

 

우리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벽에 부딪히는 마음을 가질 때가 있다. 벽은 또 다른 벽을 만들고 그 안에 가두는 것 또한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법일 수 있을 것이며 문을 찾지 못하는 것은 문 없는 공간에 자신을 가두고 그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일 것이다. 가두어 버린 벽을 인지하고 마음을 열고 다시 벽을 밀면 그 벽이 바로 문 일수도 그냥 하나의 공간을 나누는 칸막이 일수도 있을 것이다. 갇혀 있는 나 자신을 열고 자신을 바라보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삶에 행복을 다시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