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호 개인전
조병호
2022 09/28 – 10/03
본 전시장 (1F) 특별 전시장 (B1)
이수빈 기자와 조병호 명장님의 인터뷰 내용 중
- 명장님, 50여 년 동안 백자를 연구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백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물론 형태, 그림, 조각 모두 중요하지만 제 작품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부분은 최고급의 흙과 거기에 걸맞은 유약이라고 생각하고 50여 년 동안 흙과 유양 연구를 거듭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의 질 좋은 태토(흙)를 공급 받은 사옹원의 분원 가마와 보통 지방의 가마에서 출토되는 유물을 보면 확연히 질적 차이가 드러나는데 이를 보면 질 좋은 흙의 중요성을 알 수 있지요.
- 이번 전시회에서 ‘雪백자 달항아리’와 ‘진사백자’, ‘이중투각 백자’ 등을 전시하셨는데요, 이 중에서 작가님의 50여 년 도예 인생을 대표할 사랑스러운 도자기는 무엇인가요?
- ‘진사 백자’와 ‘이중 투각 백자’도 완성하기 어려운 작품이라 모두 애착이 갑니다. 특별한 달항아리를 빚어내기 위해 40여 년간의 연구 자료들을 토대로 최근 10여 년동안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雪백자 달항아리’는 제 도자 인생을 대표할 작품입니다.
- 조병호 명장님만의 ‘雪백자 달항아리’란 무엇인가요?
- 저희 고성도예 연구소의 모든 작품들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의복 중에 옥빛이 도는 ‘옥양목’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중에 雪백자 달항아리는 밤새 소복이 쌓인 시골 장독대의 뽀얀 흰 눈과 소나무에 두텁게 쌓여 밝은 햇빛 속에 비추어진 푸르면서 옥빛이 도는 푸른 눈 그리고 맑고 깊어서 푸른 비취색을 나타내는 깊은 산기슭의 계곡, 추석 하늘에 걸린 둥근 달과 같고 안기고 싶은 어머니의 품처럼 풍요롭고 아늑한 느낌의 도자기라 생각합니다.
- ‘雪백자 달항아리’를 소장하신 분들은 작품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시곤 하나요?
- 소장가분들께서는 아침에 달항아리를 닦고 있으면 모난 마음이 둥글어지고 맑아지신다고 하지요. 그리고 또 어떤 분들은 작품 속을 들여다보면 옥이 한가득 들어있는 것 같아 부자가 된 것 같다고 하더군요.
- 왜 안을 들여다보면 부자가 된 것 같다고 하신걸까요?
- 저희 설 백자 달항아리는 밖의 색보다 안의 빛깔이 더욱더 옥처럼 아름다운 것이 특징이지요. 이것이 흔히 말하는 최고의 흙과 불과 혼의 조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 마지막으로 전시를 준비하시면서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오랜만에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어느덧 3형제 중 제일 말썽꾸러기였던 막내가 벌써 중년이 되어 있고, 매일매일 밤낮으로 일을 돕던 아내 권순자 여사의 머리에는 소복이 흰 눈이 쌓이고 얼굴에는 세월이 가득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