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욱 개인전 관계 - 잇고 있다Ⅲ
이청욱
2025 08/13 – 08/18
본 전시장 (1F) 특별 전시장 (B1)
관계 ̄잇고 있다Ⅲ
조선 후기, 17세기 말엽부터 18세기 중반인 숙종에서 영조시기에 빚어진
커다란 백자 달항아리는 조선백자의 온화한 백색과 유려한 곡선, 넉넉
하고 꾸밈없는 형태를 고루 갖춰 한국 도자 문화를 대표한다고 일컬어
집니다. 특히 과거에는 흙이 견고하지 않은 데다 발로 물레질을 하며 큰
형태를 유지하기 어려워 필연적으로 두 개의 반원을 차낸 후 건조했다
가 이 둘을 흙물로 접합하는 업다지 기법으로 만든 것이 비정형의 아름
다움이라는 세계 유일의 가치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달항아리를 빚으면서, 며칠에 걸쳐 가마에 장작을 넣으며 불길을 살피
는 순간에도 그 의미를 곱씹고 곱씹어 왔습니다.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내어놓는 대답은 백자 달항아리는 이어짐이라는 것입니다. 두 개의 전
혀 다른 덩어리가 하나로 이어지는 데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수백 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이들이 이
어지고 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삶은 관계의 연속입니다. 도자기 작업도 날씨, 습도 등 외적인 요소는
물론 기분, 감정, 집중도 등 모든 관계에 미묘한 자극을 받습니다. 30년
이 넘는 시간 동안 백자 달항아리를 빚어온 과거를 돌이켜보게 됩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을 상상하게 됩니다. 제 개인적인 인간관계와 백
자의 계승과 발전이라는 시대적 사명 모두 어쩌면 하나의 선을 수놓는
수많은 점과 다름없습니다. 오늘도 그래서 잇고 또 잇고 있습니다. 그러
다 보면 어느 날 완연한 곡선, 무결한 형태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낼 테
니 말입니다.
-여주시 도예명장
이 청 욱
달 항아리순백의 미(美).
복과 재물 운과 명을 주며 소망이 이루어지는
고결한 아름다움의 극치로.
화려함을 뛰어 넘어 그 고졸(古倅)한 우아함으로
소박한 깊은 멋이 고여 있다고 할 수 있다.
달덩이처럼 둥그렇다고 하니
그래서 원만하다고 하여 달 항아리가 되었네.
조선후기17세기 말엽부터 18세기 중반(숙종-영조)즈음에
만들어진 조선 왕실의 행사에 사용된 백자의 양식이다.
몸체는 완전 둥글지도 않고 부드럽고 여유 있는 자태는
지극히 풍요로움을 주고, 그 앞에 서면 생각을 잠시
멈추게 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순백의 빛깔과 둥근 조형은 한국인의 역사성과 문화성
그리고 그 풍취에 걸맞는 정신과 정서를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어느 누구는 달 항아리를 너와 나. 남과 북. 전 세계를 어우르는
화합의 기원이며, 하늘과 땅과 사람을 이어주며, 복과 명을 담고있는
한국 고유의 항아리라 칭한다.
지금에도 실루엣에 비친 어느 도공의 땀과 손길의 흔적은 우리에게
행복과 행운을 머금고 미소짓고 있다고 하겠다.
강원대학교 명예교수
김 성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