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 개인전 Horizontal Scape
이준희
2020 09/23 – 09/28
2 전시장 (2F)
작가노트
예술에서의 공명은 내 속의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징후, 막힌 서정들이 표현된 지점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그 어떤 표현할 길 없는 수많은 감정들, 외로움, 막막함, 환희, 감동, 경외 등, 그런 것들이 존재하는 한 예술 역시 이런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존재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근래 개념 예술의 현장은 인간의 감성, 멜랑콜리와 같은 인간적인 부산물들이 실종되고 있으며, 그것을 통한 공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반 고흐의 벚꽃 나무, 그 환희와 경이는 오로지 봄볕 속에서 벚꽃나무를 바라보며 희열을 느껴 본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그림이다. 화면을 뚫고 나오는 푼쿠툼의 작용…
이준희의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급격히 고갈되는 인간임을 입증하는 부산물, 서정과 우울과 기대, 그리고 신화적 경외감을 동반한 감상을 요구한다. 잿빛 광채가 섞인 풍경 뒤편의 엷게 깔린 하늘빛 틴트. 다른 곳에서는 쉽게 경험해 보지 못하는 빛이며 색깔이다. 예술가들의 솔직함은 우리에게 호흡의 여지를 준다. 온갖 페르소나를 단번에 벗게 만드는 그 힘 때문에 푼쿠툼의 날카로움이 작용하는 것이다.
저 산 너머의 광채와 푸른 빛은 그 동안 이 작가의 삶에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