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효 개인전 Mystery of Life

문진효
2020 05/13 – 05/18
본 전시장 (1F) 특별 전시장 (B1)

어렸을 땐 우주 만물이 나를 위해 존재 하는 줄 알았다.

하늘의 별도 땅위에 꽃도 나를 위해 빛나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된 지금 돌이켜보니 사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죽으면 시각과 지각을 통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이 사라진다, 내게서.. 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변한 것 이 없는 데도 말이다. 오로지 나만 홀연 안개처럼 사라지는 것인데..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나란 존재의 본질은 무엇이며 내가 왜 여기 이 시간에 살고 있는 건지.. 많은 생각을 해보고, 성인들의 글을 통해 답을 찾아보려 했다. 정답은 찾기 어려웠지만 자연의 모든 것에 답이 숨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주의 모든 것들은 저마다의 본질과 특성을 갖고 있다. 그 하나하나가 생명의 에너지를 내 뿜으며 자기만의 색으로 속삭인다. 같은 존재는 없다. 수많은 다른 것들의 색과 노래가 어우러지는 하모니. 너무나 아름답고 신기하다. 알 수 없는 무한, 무형의 공간에서 작은 우주들은 묘(妙)하게 빛난다. 생명의 기(氣)는 우리의 이성을 벗어나, 미(美)와 추(醜), 선(善)과 악(惡)등의 가름이 아닌 초월적 황홀의 울림이다. 그 울림은 신묘(神妙)하다. 무(無)의 공간, 어머니의 빈 자궁에서 새로 태어날 생명의 떨림이다.

우리 모두는 우주의 주인공이며 경이로운 생명체이다. 텅 빈 허공에서 자연스럽지만 기적같이 스스로 존재하는 놀라운 묘(妙)한 에너지들이다. 그 형상의 아름다움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작품 속에서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생명들의 어울림을 다양한 색을 통해 황홀하고 묘(妙)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캔버스는 작은 우주(원형의 점과 선)들로 채워져 있으며 각자의 색으로 넘실댄다. 보이는 형(形)과 보이지 않는 상(象)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춤을 추고 있다. 생명들의 축제, 그 에너지들이 서로에게 주는 축복을 그려보려 했다. 그리고 겹겹이 덫 그림을 그렸다. 죽음이란 시간의 한계성을 넘어 있다가 없어지고,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생명의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자연의 법은 늘 변화하고 있는듯하나 또한 변화하지 않는다. 생명들의 개별성, 특수성은 이런 자연의 도(道)안에서 맘껏 자신만의 묘(妙)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경이롭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