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호 개인전 Kim Wan Ho

김완호
2020 05/20 – 05/25
2 전시장 (2F)

작가노트

시간이 지날수록 흘러간 기억들은 새로운 이야기에 묻혀 조금씩 흐려지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먼지덮힐 순간들을 붓과 물감으로 남겨둔다면 그날의 감정들을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겠지요.

더 나아가 나만의 과거에 멈추지 않고 다른 이들의 추억에도 공감하고 싶습니다.

내가 아닌 누군가가 과거에 지었을 웃음은 내가 겪어보지 못할 그들만의 감정이겠지만 그 순간의 미소를 현재에 그려내고 있을 때는 마치 나 자신이 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림 속사람들이 무슨 일에 웃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림을 바라보는 동안에는 과거의 그들과 함께 있으면서 동시에 다른 세상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그들의 이야기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제 그림에는 거창한 의미와 상징은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가벼운 마음과 편안한 시선으로 그림속 이야기를 관객들 스스로가 유추하고 느끼는 것을 바랄뿐입니다. 단순한 구도와 구성으로 일차원적 편안함을 나타냈고 그 속에 향수를 불러일으킬 은은한 색감으로 점차 바래지는 기억을 표현했으며 구수한 향기가 날법한 자연 속 풍경은 순수함을 담았습니다. 이 요소들 속에 자리한 인물들의 미소 띤 얼굴은 잔잔한 추억을 회상케 하지요. 이를 통해 멈춰있는 그림을 시각으로 바라보고 인식하며 어떠한 이야기라도 상상하길 바랍니다. 그것이 제 그림의 완성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