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剛).지(志).명(明) 단체전 일러스트 전

손지훈 외
2018 09/19 – 09/24
2 전시장 (2F)

각자 다양한 일러스트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인연을 맺은 세 명의 작가가 모인 그룹 이름입니다.

 

 

일러스트라는 특정 분야의 제한된 현실적 영역과 그림의 가치,

즉 “소비되고 사라지는 참여와 역할”이 아닌

스스로의 목소리를 자신만의 언어로 작업하여

대중과의 만남을 확대하는 계기를 갖고자 <강.지.명>전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동물이라는 공통된 소재를 각자의 이야기로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들을

<강.지.명>의 첫 전시를 통해 여러분들과 마주합니다.

 

 

작가노트

 

 

<강창권 : “잠잠히”>

 

‘의식’과 ‘무의식’중

타인의 시선을 벗어난

모습을 찾기 위한 과정 속에서

특별한 의미 부여보다

누구라도 머물고 느낄 수 있는

많은 일상의 순간들 중에서 호기심을 가지고

 

“지극히 사적이며”

“지극히 반복적인“

 

모습을 바라보며

잠잠히 담아봅니다.

 

 

<Manus Eugene : “Stand Alone Complex”>

 

눈을 떠보니 우주(宇宙)였다.

나는 우주복을 입고 거대한 지구 주위를 위성처럼 돌고 있다.

선명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100년이 지났다.

여전히 사람은 보이지 않고 나는 살아 있다.

 

100년이 지났다.

나는 선택을 해야 했고 끝끝내 머리에 쓰고 있던 헬멧을 벗었다.

 

나는 살아 있다.

 

-1987. 9월의 악몽(惡夢) 중에서..-

 

 

<붓질 : “Media & Pattern”>

 

문양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장식적인 미술양식으로 발전되어 온 인간의 흔적 중 하나이다. 그리고 오늘날 볼 수 있는 문양의 흔적은 오랜 시간 살아남아서 이어진 옛 사람들의 기억이기도 하다.

문양은 그 시대의 인간이 품고 있는 이상적 삶이나 종교적 상징, 혹은 사회적 활동에 대한 의미를 주변의 자연물이나 상상 속의 개체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대중들로 하여금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되었다. 특정 이미지가 대중들로 하여금 쉽게 공감하고 기억 속에 각인할 수 있게 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이미지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시각적인 형태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집어넣음으로써 좀 더 깊게 공감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인 것이다. 소나무, 거북이 등이 장수를 의미하고 용이나 호랑이가 사회적 지위를 대변한다는 것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러한 상징성의 일부이다. 그리고 이렇게 의미가 부여된 이미지를 미술, 건축, 언어 등 다양한 형식의 매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접하게 되면 사람들의 기억 뿐 아니라 시대를 대표하는 캐릭터로서 각인되기도 한다.

현대 매체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시각적 형태 또한 스토리나 성격이 부여된 캐릭터를 통해 사람들의 기억에 좀 더 깊이 각인된다. 지금의 우리들이 과거의 문양을 보며 옛 대중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캐릭터의 의미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마주하게 될 미래의 대중들도 그 때까지 남아있는 지금 시대의 캐릭터를 보며 그 의미를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