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정 개인전 Eunjung Choi Solo Exhibition

최은정
2019 10/23 – 10/28
2 전시장 (2F)

작가노트

– 그림은 거짓말을 못한다. –

“여보게 미켈란젤로, 그렇게 구석진 곳에 잘 보이지도 않는 인물 하나를 그려 넣으며 그 고생을 한단 말인가? 그게 완벽하게 그려졌는지 그렇지 않은지 누가 안단 말인가?”

미켈란젤로가 말했다.

“내가 알지.”

스스로에게 거짓을 고하지 않는 타협 없는 열정을 가진 미켈란젤로의 유명한 명언이다.

비어있는 캔버스 앞의 작가는 세상을 처음 마주한 어린아이의 눈을 갖는다.

이미 만들어진 세상과 만들어야할 세상을 섞고 쪼개고 비우고 채우며 빈 캔버스 위로 또 다른 세상 하나를 재창조 해낸다.

 

신도 그러했으리라…

처음 세상을 만들어내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고 또 채워 넣으며 지금도 끝없는 순수한 그림을 그리고 계시리라.

 

관객은 그림을 보고 읽고 공명한다.

작가의 감정에 이입되고 작가의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기도 하고, 그림보다 앞서나간 비틀린 욕망과 허세로 덧칠된 붓질을 읽어내고 슬퍼하고 외면하기도 한다.

어쩌면 나도 튀어나올 듯 뒤덮여 있는 그림 속으로 뒤틀어지고 비틀려버린 또 하나의 나를 감춰두기 위해 켜켜히 물감을 올리고 또 올리며 순수해지려 몸부림 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캔버스위로 무엇이 덕지덕지 묻혀져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올올마다 물감으로 채워 넣은 순수한 내 노력에

열심히 그렸구나!

정말 노력했구나!

그런 말을 듣는 그림쟁이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