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링운 개인전 계흑당백(計黑當白)
천링운
2020 09/23 – 09/28
3 전시장 (3F)
전시 서문
천링운(陈凌云)은 칭화대학원의 체계적인 훈련과 폭넓은 예술적 시야를 가짐으로써 칠화에 대한 그의 생각은 공예적인 측면에 만족하지 않고 미학적으로 칠화의 예술적 표현을 탐구하려는 것이었다. 10년 가까운 칠화 창작 활동은 그로 하여금 ‘유흑(留黑)’이라는 개념에 점점 더 초점을 맞추게 됐고, 결국 오늘과 같은 작품 스타일을 완성해 냈다.
‘유흑(留黑)’은 먼저 하나의 공예이어야 하며, 그 다음이 미학이다. 칠화의 본질은 칠에 있으나 칠은 검은색을 표현하는 데 더 능하므로 그것은 자연히 ‘유흑(留黑)’이라는 심미(审美)를 창조해 냈고, 나아가 ‘유흑(留黑)’은 ‘유홍(留红)’으로 발전을 한다.
칠화 속 ‘계흑당백(計黑當白)’이란 말은 청대 덩스루(鄧石如)의 서화(書畵) 평론에서 유래한 것으로 “검은 부분인 글자 획의 밀(實)부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서화간과 행간의 희미한(虚)부에도 주의해야 한다. 즉, 글자의 행간도 적절하게 배치하여, 소원함과 밀도가 잘 되도록 해야 한다. (疏处可以走马,密处不使透风,常计白当黑,奇趣乃出)”는 뜻이다. ‘계백당흑(計白當黑)’은 ‘유백(留白)’이라는 국화(國畵)에서 중요한 미학적 개념이다. 칠화 속 ‘유흑(留黑)’과 국화의 ‘유백(留白)’은 형식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미학적 사상이 통하고 있다. 유명한 화가 오관중(吴冠中)은 “중국 회화에는 두 가지 좋은 물건이 있는데, 하나는 선지의 백색이고, 다른 하나는 천연 페인트의 흑(黑)이다”고 말했다. 차오스광(喬十光)는 칠화의 유흑(留黑)에 대하여 “물고기만 그렸을 뿐 물은 그리지 않았으나 물속에는 파도가 있다”는 묘론을 갖고 있다. 블랙페인트는 독특한 미적 가치를 지녔으며, 포용성이 강하며, 칠화의 중요한 대표 색으로 자리 잡았다. 칭화대학 미술대학 석사과정에서 칠화를 전공한 천링운은, 차오스광(喬十光)의 칠화 이론을 전승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계백당흑(計黑當白)’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유흑(留黑)’이라는 자신의 칠화 예술 표현 언어를 연구 방향으로 하여 그의 칠화 예술을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하였다.
내가 보기에 천링운(陈凌云)의 칠화는 칠공예의 ‘전통’ 심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의 작품은 독특한 심미적 내포와 상상력이 있고, 주제와 소재 또한 참신하며, 전통적인 칠화 형식의 언어 체계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작품 구상 및 관찰 각도가 개성 있고 형식적 느낌이 강한 색채, 고도의 사실적 기법 등이 현대 중국 칠화계에서 독보적인 것으로 칠화계에 천링운(陈凌云)만의 신세대다운 예술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 예술이 오늘날까지 발전하기까지 매우 어려웠으며, 앞으로의 예술공간도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그러나 천링윈(陈凌云)의 작품에서 그가 전통 칠화 미학을 계승하면서 기법, 소재, 형식에 관계없이 큰 돌파와 혁신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정말 굉장히 훌륭하고 칭찬할 만한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서울에서 작품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치뤄지길 기원하며!
칭화대학교 교수 程向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