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우웨이 개인전 공상(空相)
지아우웨이
2025 11/05 – 11/10
3 전시장 (3F)
“공상(空相)”은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에 나오는 말이다. “제법(諸法)의 공상(空相), 불생불멸(不生不滅), 불구불정(不垢不淨), 불증불감(不增不減).”이라는 구절은 동양 미학 사상의 중요한 철학적 기점이다. 이 말씀은 우주와 만물의 본질을 드러내는데, 모든 존재는 인연에 의해 생겨나고 또한 인연에 의해 소멸하며 영구한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밝힌다. 그것은 세계가 실유(實有)와 허무(虛無)의 이원성으로만 설명되지 않음을, 오히려 역동적으로 상호 생성·소멸하는 경계임을 드러낸다.
여기서 말하는 공상(空相)은 ‘공(空)’이 비어 있음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공 속에 상이 있고, 상 속에서 공을 본다”는 상태, 즉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유무상생(有無相生)과 선종(禪宗)이 깨달은 심경일여(心境一如)의 정취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작가는 이를 전시의 주제로 삼아 공상(空相)을 결코 허무로 표현하려 하지 않는다. 작품 속에서 ‘공(空)’은 공허함이 아니라 생성의 공간이며, ‘상(相)’은 구체적 형상이 아니라 의식의 표상이다. 이러한 ‘있되 실체로 규정되지 않는’ 상태는 양자 세계의 파동과 입자의 이중성처럼 형상과 의식이 서로 뒤섞이는 양상으로 드러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