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2회 숙명금속공예가회 숨 정기전 #소•확•행: 공예가의 소소한 행복

숙명금속공예가회 숨
2019 10/16 – 10/21
3 전시장 (3F)

숙명금속공예가회 숨의 42번째 정기전시회,

그녀들의 <#소•확•행>, 즐거운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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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제목: 제42회 숙명금속공예가회 숨 정기전
  • 전시부제: #소•확•행: 공예가의 소소한 행복
  • 2019년 10월 16일 ~ 21일(6일간)
  • 갤러리인사아트 3F
  • 참여작가: 31명
  • 출품작: 100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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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금속공예가회 숨 동문회원 31명이 참여한 이번 전시회는 <#소•확•행: 공예가의 소소한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대 대학원 재학생부터 60대 원로 작가에 이르는 폭넓은 참여작가의 연령처럼 ‘행복’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태도로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소•확•행이란 말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말하는 것으로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에서 쓰여진 말에서 비롯되었다. 휴대폰의 기능이 나날이 발달하면서 요즘의 모두는 더 쉴 틈 없이 바빠졌다. 여유를 느끼고자 들른 까페에서조차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짧은 순간에도 휴대폰을 통해 일을 처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현실에서 자신만의 소확행의 비법을 하나쯤은 품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31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100여점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작가들의 성격과 일상이 묻어나는 것을 금새 눈치챌 수 있다. 행복의 실체를 더 자세히 확인하고 연구하려는 듯한 류연주의 <Frame; object. Atmosphere>과 진민경의 <Dream up, by me>은 젊은 청춘의 패기가 느껴진다. 가만히 이들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볼록렌즈를 통해 세상이 크게 보이고, 빛이 투과하며 영롱한 무지개 빛을 만들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상의 감동을 증폭시키기 까지 한다. 또한 원로작가 김재영의 <집•꽃•새>는 자연재료인 대나무를 이용하여 더없이 푸근한 자연의 감성을 품고 있다. 여러 재료들이 금속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담담하게 작가의 연륜과 온기를 전해주고 있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공예의 첫걸음을 시작한 이 작가들은 공예가로서만이 아니라 딸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성장과 세월을 겪어가는 중이다. 그러다보니 일상과 작업은 더욱 밀착되어있고, 이것은 작업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집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의 모습이 소확행이라는 남지연의 <딩굴딩굴>, 두 딸과 남편과 함께 도란도란 식사할 때가 행복한 강명숙이 <식구>, 멋스런 치즈나이프로 치즈를 잘라 풍미를 느껴보는 찰나가 소중하다는 황진경교수의 <죽림담향(竹林淡香)>이 그러하다. 그렇다. 행복은 오감을 통해 전해진다.

그럼에도 이 작가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것은 그들의 작업실에서 일어나는 마법같은 창작의 자유와 여유로부터의 행복이다. 은실로 그림을 그리고 칠보로 색을 채운 박수현의 <소풍>은 소풍을 떠나는 설레임과 즐거움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우리도 어릴 적 소풍 전 날 밤 잠 못든 추억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그녀의 칠보 그림은 우리도 함께 그 행복했던 순간으로 데려가준다. 또 한편으로 실제 작업공구를 똑같이 축소하여 손 안에 쏙 들어올 크기로 보여주는 오민영의 <비긴어게인2019>, 그녀에게 작업이란 시간과 과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 수 있다. 단단한 금속을 두드리고 다듬으며 비록 녹록치 않은 시간이지만 작가들에겐 확실한 행복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그런 행복이 가득한 시간이 더하여 이 전시회 자체도 그녀들의 소확행일 것이다. 숙명금속공예가회 숨 전시회는 일 년에 한 번 행복한 시간을 담아서, 동시대에 같이 작업하는 스승과 선배, 후배, 그리고 동료가 함께 모인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공간이 된다. 전시장에서 그녀들의 작품들이 그 소소한 행복한 시간들에 대하여 소곤소곤 계속 속삭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