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림 개인전 재구성된 자화상
정화림
2020 10/07 – 10/19
3 전시장 (3F)
작가노트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는 원하던 원하지 않던 자신에게 닥친 상황에 알맞게 행동해야한다. 타인의 기준에 의해 감정을 드러내거나 행동하는 자아상실 위기의 시대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자아를 성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과거 미술사에서 수많은 화가들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자화상이라는 장르를 통하여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자기를 끄집어내다. 밝히다.’라는 자화상의 어원처럼 화가들은 자화상을 통하여 외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내적인 모습까지도 숨김없이 드러냈다. 이러한 자화상은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매개물이 되었다. 본인 역시 자아상실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남을 보기 전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의 탐구와 자아성찰의 과정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부터 자화상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본인의 자화상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은 사회와 타인에 의해 형성된 수많은 자아의 형상을 화면상으로 도입시켜 표현하고 있다. 이는 자기 인식의 시간을 가지고 내면 깊숙한 곳에 내재되어있는 본질적인 자아의 다각적인 개념과 타자와의 관계성의 문제를 확인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비롯된다.
자화상 작품은 대표적으로 중첩, 변형, 해체 등의 표현 방법들을 활용하여 자아와 본래 가지고 있던 자아의 충돌로 발생하는 자아상실과 정체성 혼란으로 분리된 이중적 자아를 인식하고 표현하고자 하였던 <이중적 자아>, 내면의 무의식으로부터 형성된 분열된 정신세계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의 심리적 갈등을 파편적으로 분해된 자화상 형태로 표현하였던 <분열된 자아>, 스스로의 자아 발견이 아닌 ‘나’와 분리되어 있는 타자이면서도 마치 나의 존재의 일부처럼 하나로 결합되어 있는 존재 즉 주요 타자인 가족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아를 발견해 보고자 하였던 <타자와 자아>, 유년기의 기억들로 새롭게 생성되어진 자화상을 통해 내면 깊숙이 축적되어 있는 본질적인 정체성을 탐구하고자 하였던 <본질적 자아> 네 가지의 시리즈로 구분할 수 있으며, 작품들은 무의식적으로 표출되는 행동과 표정을 중첩된 이미지로 표현하였다. 여러 개의 분할된 얼굴들이 중첩되어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얼굴형상이 나타나는데 여기서 중첩과 대칭, 그리고 화면 분할은 자아 탐구과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