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아 개인전 공간과 실상에 관한 시각 실험
임선아
2019 09/18 – 09/23
3 전시장 (3F)
공간과 심상에 관한 시각실험.
특정한 공간에서 공간성에 압도된 경험은 강한 기억으로 남는다. 또한 그 기억은 공기의 습도, 냄새, 색 등의 다양한 감각기관과 연계된 심상을 동반한다. 공간성을 획득한 이미지는 단순히 이미지를 보는 것에서 벗어나 공간에서 경험했던 감각을 불러일으켜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시각 커뮤니케이션에서 이러한 공감각적 심상을 불러일으키는 시각적 요소들은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문학적이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든다. 이 전시는 공간성을 획득한 시각언어가 가지는 다양한 심상들이 의사소통에 개입할 가능성에 관한 시각의사소통 실험의 형식을 띠고 있다.
김승옥의 <무진기행>은 언어만으로 떠올릴 수 있는 공감각적 심상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작가가 창조한 무진이라는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이고 탈일상적 공간은 언어로도 충분한 심상의 전이를 일으키며, 동시에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로 치환될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안개, 소금기, 적당한 햇빛이 어우러진 수면제 같은 공기를 품은 도시 안에서 주인공이 듣고, 보고, 감각하고 겪는 사건들을 통해서 새로운 차원의 심상을 경험하게 하는 작업의 동기가 되었다.
현실에 벗어나 일탈을 꿈꾸는 무진으로 상징되는 탈일상성은 일상적인 기억을 비틀고, 빗겨나고, 전복할 때 역설적으로 더 비일상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기억과 연결된 공간을 소재로 하여 비일상적인 구성, 조형요소, 맥락으로 재배열하여 다양한 심상들이 맞부딪힐 수 있도록 진행한 시각적 의사소통 실험이다. 일상적인 기억과 맞닿아 있는 공간을 동시에 탈일상적인 느낌의 공간을 재창조함으로써 공간성을 획득한 이차원적인 이미지가 공감각적인 심상을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