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성 개인전
임민성
2019 04/17 – 04/22
2 전시장 (2F)
<작가 노트>
뒷모습, 음악과 미술을 접목한 작품 이후로 가족들과 일상을 살았다. 그 일상 속에서 작품의 주제에 대한 고민은 여전했다. 그 고민 속에서 일상의 멋진 찰나들을 발견할 때 마다 나의 작업 방식인 구상(리얼리즘)으로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그림의 방향성과 주제에 대한 고민 중에 만들어진 작품들을 소개하는 시간이다.
#1. 화실의 일상 – 모델 인물화
인물화 작업은 러시아 유학시절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작업이다. 인물화를 그릴 때는 구도, 동작, 비례, 형태 등을 중요하게 다뤄야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격의 표현이다. 그 사람의 외형적 성격과 내적 성격, 이것을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가 바로 인물화의 완성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유학 후의 인물화 작업은 사람의 뒷모습이었다. 미셀 투르니에의 책 『뒷모습』을 읽다가 숨겨진 뒷면의 진실성에 영감을 받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앞으로 드러난 표정이 한없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점차 옆모습을, 더 나아가 실제 모델을 배치하여 2~3시간 동안 얻어지는 생동감과 긴장감을 담은 앞모습의 인물화를 그렸다. 이는 유화물감의 잘 마르지 않는 특징을 활용해 짧은 시간 안에 작품을 완성할 수 있는 기법인 ‘알라프리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중에 많은 도움이 된 작품들이다.
#2. 가족과의 일상 – 가족 인물화
시작은 처음 아내를 만나면서부터였다. 아내가 되기 전 그녀의 뒷모습을 시작으로, 결혼 후 첫 아이와의 만남을 기억하기 위해 임신한 아내를 모델로 한 “선물”,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인”으로 이어졌고, “History – 할머니와 아기“를 그렸다. 그리고 나의 어머니까지.
우연한 만남, 태에서부터 탄생, 그리고 증조할머니와 손녀의 만남까지 한 세기라는 역사가 만들어졌다. 이 작품들을 그리면서 나는 인간의 삶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역사에 대해 생각했다. 어떤 극적인 세계사의 전쟁, 사건 등에 비해 미비해보였던 ‘개인과 개인의 생명과 만남’이 거대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사랑’이라는 단어에 모아졌다.
가족 인물화는 계속 진행되고 확대될 것이다. 아이들의 커가는 모습, 할머니와 손녀, 돌아가신 아버지의 젊은 날까지…. 커져가는 사랑을 작품에 담을 것이 기대된다.
#3. 삶의 일상 – 풍경화
작품 속 풍경은 명소를 찾아 다니며 얻어진 것이 아니다. 아이들과 집 앞 개천을 걷고, 시골길을 거닐며 느껴진 감정 속에서 나타났다. 삶의 일상 속에서 순간순간 나의 눈에 들어온 자연의 본질이 느껴지는 빛, 물 비침 등을 통해 지구의 순환에 대해 이해하고 표현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조각가 로댕의 “자연의 본질을 느끼고 연구하라!”는 메시지를 항상 기억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작품들이다.
풍경이라는 소재는 앞으로도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발견되는 것들을 계속 작품으로 그려낼 것이다. 화가는 그림이 될 수 없는 상황을 그림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자라 했다. 그림과 같은 자연, 자연과 같은 그림, 그 안에서 더욱 더 리얼리즘 방식을 강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