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수 개인전 덤앤비프로젝트(DUMBnB project)
임경수
2023 11/08 – 11/13
2 전시장 (2F)
덤앤비프로젝트(DUMBnB project)
스토리 A 이 세상에는 인간이 도저히 알지 못하는 기이한 일들이 수없이 일어난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무수히 많은 것을 지나친다. 하지만 인간의 기억은 모두 사실이다. 오늘도 곳곳에서 알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진다. 그러나 세상 어디에도 우연은 없다. 오직 그곳을 접속하는 무엇이 있을 뿐이다. 인간이 확인할 수 없어도 접속사는 존재한다. 그럼에도 아주 특별한 인간은 그들과 마주쳤고 무덤까지 하그맬리온을 이야기했다. 이것이 전해지며 인간의 상상 속에 그들은 요정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상상 밖에는 셀 수 없이 많은 하그맬리온이 있다. 다시 돌아볼 수 없어도 인간의 기억은 정확하다. 접속사는 전부 다르고 시작도 끝도 없다. 아무리 설명해도 인간은 그들을 알지 못한다. 인간이 아는 것은 단지 상상 속의 요정에 불과하다.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
스토리 B 우리는 지금 둥근 꽃잎과 구불거리는 모양과 쉽게 구별되지 않는 색과 새롭지만 오래된 느낌과 너무 재미있지만 엄격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았다. 우리 아래에는 각기 틀린 모습과 높이와 다리 개수마저 다른, 세련되지만 사려 깊은 그리고 친근하지만 쉽게 대하기 어려운 고집이 있는 여섯 개의 스툴과 의자가 있었다. 그뿐 아니라 주변조차도 한눈에 파악하기 불가능한 다양한 기운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왜 우리가 여기에 모였고 그것들이 언제부터 여기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이것은 무슨 영문인지 테이블, 의자, 주변의 사물들이 우리를 불러 모으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이한 생각을 모두 내색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찌 되었든 다시 만났다는 사실은 즐거운 일이었다.
스토리 C 인간세계와 불과 3만 킬로블랑 떨어진 멜리어블의 낙원 팡스. 보잘것없는 인간의 지식은 더 멀리 있는 행성은 보아도 무슨 이유인지 팡스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팡스에 사는 생명체인 멜리어블은 원하면 언제든 그곳에 갈 수 있었다. 게다가 멜리어블은 눈, 코, 입, 귀뿐만 아니라 몸 일부를 떼어내 그들끼리 서로 주거나 바꾸어 붙이는 일이 가능했다. 그렇지만 절대로 버릴 수는 없었다. 처음부터, 그중에 하나를 버리는 순간 자신과는 다른 포악한 생명이 바로 나타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진실에 관한 이야기는 어느 날 월라에 의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