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선 개인전 세종의 숨결을 그리다

이양선
2019 09/25 – 09/30
본 전시장 (1F) 특별 전시장 (B1)

 

제9회 이양선 개인전

-세종의 숨결을 그리다-

  1. 9. 25(수) ~ 10. 01(화)

갤러리 인사아트 본 전시장(1F) / 특별 전시장(B1)

 

이 전시는 ‘2019년도 세종특별자치시와 세종시문화재단의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사업’의 지원에 의한 것임

 

■ 이양선 | Lee Yang Sun

신라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졸업

신라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졸업(미술학 석사)

부산예술고등학교, 신라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동주대학 산업미술과, 브니엘예술중학교 강사 역임

개인전 9회

1989년부터 현재까지 단체 및 기획전 다수 출품

작품소장 | 부산광역시 연제구 이안과의원,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부산광역시 동래구청장실, 세종특별자치시 금강문화관, 세종특별자치시 하해빌딩, 세종특별자치시 남재철 법률사무소, 충청남도 공주교육지원청, 그 밖에 개인소장 다수

수상 | 세종미술인상(2017. 06.)

현재 | 한국미술협회 회원, 세종미술협회 회원(전 세종미술협회 서양화분과위원장)

이메일 | lyangsun@naver.com | 블로그 | https://blog.naver.com/lyangsun | 홈페이지 | https://leeartworks.modoo.at


마음에서 마음으로-以心傳心-

홍 보라매

미술평론가

한국의 현대 미술은 서구미술의 수용과 극복이라는 명제 아래 일관되게 진행되어 왔다. 그리고 그 흐름에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전통적인 사상과 연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문화 정체성의 자존감을 고수해 왔다. 서양화를 전공한 이양선 역시 구미지역 미술양식의 수용과 극복의 노력 그리고 전통적 가치로의 변용을 거치며 지금까지 작업해 온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 하에 이양선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서구미술을 수용하고 극복하였으며, 전통적 가치로 변용되어 왔는지 세 가지 담론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그것은 ‘오방색’ ‘범자연주의’ 그리고 ‘순진무구함’이라고 제언하고자 한다.

 

오방색

전통적 가치를 우리의 색에서 찾았던 이양선은 오래 전부터 오방색에 대한 집중된 관찰과 교감을 하였다. 특히 작가는 오방색에서 열정과 에너지를 느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작가는 오방색에서 푼크툼(punctum)과 같은 것을 느낀 것이다. 롤랑 바르트 (Roland Barthes, 1915 ~ 1980)가 제시한 푼크툼(punctum)은 라틴어로 점(點)이라는 뜻이며, 화살처럼 꽂혀오는 어떤 강렬함을 뜻한다. 작업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과정 속에서 불현 듯 뾰족한 창처럼 작가를 자극하고, 얼룩과 흔적을 남겨 놓은 그 무엇이 바로 ‘오방색’이었던 것이다.

(중 략)

이양선 작품에 발견된 또 하나의 색채는 ‘백색’이다. 작품 곳곳에 표현된 바탕의 백색은 절제된 색채에 의한 표현이란 점과 그것이 단순한 색채의 개념을 떠나 우리 고유한 정서의 문제 내지는 정신의 항상성에 귀속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평론가 이일(李逸, 1932∼1997)은 백색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원초적 상태의 무색으로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범자연주의’로의 회귀”라고 해명하면서 한민족의 정신성에서 나타난 표현이라고 하였다. 즉 우리 고유의 정신성에서 표현된 색채관, 물질성, 무매개성 등에 의해 자발적으로 드러난 것이 ‘백색’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백색’이 아무것도 가공하지 않은 질료 자체가 지닌 무색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회화에서 ‘백색’은 색상환표의 여러 색채 중 하나라기보다 모든 색이나 시각적 조형물의 본바탕 혹은 그 바탕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성향을 일컫는다. 이점은 ‘범자연주의’에로의 접근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범자연주의

이양선의 작품을 관조하다 보면 ‘원초적인 것으로의 회귀’가 느껴진다. 자연을 스스로 그렇게 있는 것이라고 받아들였을 때, 그 자연은 구체적, 물질적 형상 또는 현상으로 드러나기 이전에 모든 삼라만상 속에 내재되어 있는 그 어떤 원초적인 상태가 있을 것이고, 그러한 원초적인 상태를 찾아내고자 작가는 수많은 몸부림을 쳤던 것으로 느껴졌다. 이러한 원초적인 것으로의 회귀를 한국 미술 비평언어로 ‘범자연주의’라고 말한다. 이 용어는 서양의 자연주의와 구별되기 때문에 탄생된 비평언어이다. 서양은 인본주의를 중심으로 자연을 정복하며 과학과 예술을 발전시켜 왔다면, 우리의 경우 자연은 인간에 의한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 자체가 그 일부이고, 인간이 순응하고 동화하고 합일하는 자연으로 보았다. 이러한 ‘범자연주의’ 경향은 작가가 일관되게 진행하여 왔고 최근 전시에서 더욱 구체화 되었다.

(중 략)

 

순진무구함

이양선의 작품세계에서 찾아낸 정신성은 ‘순진무구함’이다. 바꿔 말해 작품제작의 관조적 경지에서 시작된 ‘작품제작의 순진무구함’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정신성이 그녀의 작품 속에 스며들어 있어 자연에의 동화와 순응으로서의 범자연주의적이고 무관심적인 경지를 보여준다. 이점이 바로 우리가 이양선의 작품을 폭넓게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이것은 자연에의 순응, 자연과의 몰아적 조응에서 유래된 것으로 정신적 원천의 재발견이며 범자연주의적 자연관에로의 회귀에서 드러난 미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작가가 서양의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포착하지 않고 한국 고유의 근원적 정신에서 방법을 찾아내려고 몸부림쳤다는 점이다.

(중 략)

서양의 표현기법과 동양의 정신성을 탐구한 이양선의 작품들은 자생성 탐구에 의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작품은 오방색과 범자연주의가 만나 발생하는 시각적 엑스타시에 의해 보는 이에게 어떤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작가는 우리에게 염화미소를 짓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