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섭 개인전 Yoon Hyun Seob 4th Exhibition
윤현섭
2020 09/02 – 09/07
2 전시장 (2F)
작가노트
나의 작업은 인간에 대한 탐구이다. 인간이 태어나고 살아가며 겪게 되는 개인과 사회, 만남과, 이별, 삶과 죽음 등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과 오브제로 풀어내고 있다. 2016년의 ‘성향’이라는 주제로 첫 개인전을 하고 이를 계기로 다양한 국내외의 전시에 참여하며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공간,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작업을 시도함과 동시에 전작과 연결되나 다른 주제인 ‘우연적 만남’이라는 주제로 2년간의 고민과 탐구 끝에 두 번째 주제이자 네 번째 개인전을 열게 되었다.
사람의 기본이 되는 자아, 그 성향은 모두가 다르다. 또한 그 성향을 기본으로 하여 누구와 무엇과의 만남을 통하여 어떠한 상황을 마주함에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운동들과 사유들은 각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 순간은 찰나이나 영향은 지속된다. 다양한 형태의 만남은 개인의 성향을 다양한 상호작용 혹은 일방적 작용들로 내면을 변화시킨다. 일종의 클리나멘‘Clinamen)이다.
고대 철학자들은 우주의 격변 속에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원자들이 미세한 이탈, 즉 클리나멘이 일어나게 되면서 원자들이 서로 뭉치고 흩어지면서 세계가 만들어졌다고 여겼다. 자연의 클리나멘은 만남의 클리나멘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사유의 클리나멘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것들이 전작(前作)인 ‘성향’의 다음을 이야기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예정되었던 ‘관계’의 작업을 미루고 ‘우연적 만남’을 주제로 한 작업을 준비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우연적 만남’은 전작들의 기본적 ‘성향’들이 만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찰나의 순간과 변화되는 운동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다. 그 형태는 전작의 개체를 이야기하는 원과 운동과 방향을 나타내는 선을 이용하여 만나의 순간 발생하는 찰나의 순간과 운동의 변화에 대해서 9가지의 시각적 표현에 대한 형태로서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우연적 만남
치열한 자기통찰을 겪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다. 자기통찰 역시 타자를 통해서 나를 바라보는 일이다. 특히나 삶 자체가 불안한 현대에 삶을 생기있게 해주는 것은 사람과 사람 혹은 문화 등과의 만남이며 그로인해 발생하는 관계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는 ‘나를 만드는 것은 나 자신이 아닌 세계와 타자.’라고 말한다. ‘나’는 홀로 독자적인 그 어떤 존재적 가치를 가지기보다는 타자에 의해 어떻게 불리어지는가에 따라서 존재 가치를 가지게 된다. 누구와 함께 있고, 누구와 소통하느냐에 따라서 ‘나’의 정체성은 변화한다. 그리고 만남, 그 찰나의 순간과 변화는 나에게 각인된다.
전작, 성향의 이미지였던 원형과 그 변화와 방향을 이야기하는 선으로 작품이 구상되었다. 이 선을 옻칠(ottchil)이라는 매개를 이용하여 색, 금속박과 분, 자개를 이용하여 표현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