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국 개인전 SPINDLE, ACCUMULATED SURFACE
박찬욱
2019 03/13 – 03/18
3 전시장 (3F)
Note
한 쌍의 톱니의 접점이 맞물리기 시작하여 끝날 때까지 이동해 가면서 그리는 궤적
‘나’는 왜 작업하는가, 왜 움직이는가, 왜 살아가는가
언젠가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되묻고 여러 책을 살피면서 현재에도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조차 대면할 때면 말문이 막힌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오면서 형성되었을 ‘나’라는 정체성을 되짚었을 때
과연 ‘나답다’라는 걸 내세울 수 있는 ‘무엇’이란 게 있는것일까
작가는 ‘무엇’인가, 작품은 ‘무엇’이고, 전시는 ‘무엇’인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로 보편성을 획득하려 하고 또한 특별함을 드러내고 싶어한다.
여지껏 많은 작품들을 보아오면서 작품 자체가 생을 대신할 정도의 감동은 미미했다.
오히려 끊임없이 삶을 투쟁적으로 살아가는 현재 사람들의 모습에서 연민과 또한 같이 살아가보자 하는 동기도 생겨난다.
‘왜’라는 굴레의 질문은 해석을 통해 타당성을 부여하고 싶은 명분과도 같다.
뭣이 그렇게도 중요할까
존재가 가진 가장 기본적이고 특질적인 요소는 쓸데없는 것들을 다 제하고 나면 부피를 지닌 것과 움직임일 것이다. 꾾임없이 부딪혀 나가기 위해 마찰과 충돌을 견뎌내가며 사그러들 생의 부피를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탄생의 가속도에 소용돌이와 같은 와류에 휩싸여 부유하는 흐름덩어리이다.
어느 날 한 건물의 전시 공간 안에서 생각에 휩싸였다.
이 공간을 만들기 위해 땅을 다지고 틀을 만들고 시멘트를 붓고 내부공사와 전기, 페인트, 청소, 관리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들의 보이지 않던 움직임들은 이 공간을 중심으로 움직여나갔고 그들의 궤적은 현재 견고한 공간을 지닌 건물을 만들었으며 그 안에 내가 있는 것이다. 내가 인지하기 이전부터 있었을 세계라는 견고한 공간 사이를 비집고 돌아다니는 부피, 그리고 부피들의 움직임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 이전에 작용할 가능성을 지닌 흐름, 즉 움직임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자발적으로든 타의든 움직임의 발로는 목적성을 띄든 아니든 타자의 부피로서 발견되는 자신의 부피일 것이다.
바로 ‘만남’이라는 충돌, 또는 사건으로 하여금 세상의 기저에 있을 목표를 전제한다.
전시 소개
Spindle, accumulated surface 2019
2014년 첫 전시 ‘The path of contact’ series와
2015년 ‘Origin’series
2016-7년 ‘Vortex’series로 ‘선’이 가진 속성을 주제로
흐름 연작을 마치고
2018년 ‘Spindle, The beginning of A story’ 방추, 형태의 시작을 알리는 주제와
2019년 ‘Accumulated surface’ 적루된 표면,
2020년에 발표 예정중인 ‘A space between of spatiality’를 합쳐 ‘면’이 가진 속성을 주제로 한 3부작 중 2번째 질료의 표면성을 연구한 전시입니다.
쌓이고 포개진 적루라는 표현을 빌려 사각이란 틀에 갇힌 인식적인 형태를 쌓고 포개어
캔버스가 가진 평면성 보다는 질료로서 드러나는 표면성에 초점을 맞춰 표현한 작품시리즈입니다. 방추라는 형태와 표면성이 지닌 의미를 연구하고 새롭게 파생될 공간성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