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안 개인전 공간에서 빛을 보다 II
박지안
2018 09/26 – 10/01
본 전시장 (1F) 특별 전시장 (B1)
”공간에서 빛을 보다” 라는 주제로 4번째 개인전을 끝내고 난 후에,
개인적인 관심사에 관한 작업의 결과물을 내보이는 행위에 대해
새삼스레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혼자 하는 작업인만큼, 가늠할 수 없는 완성도에 대한 끊임없는 불안감이 있고,
공감대 형성에 따른 막연함이 존재한다.
주관적인 이미지를 어떠한 형태로 형상화 하여 표현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작업을 하면 할수록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혼자만의 내 세계에서 끊임없이 나를 사로잡는 이미지가 있다.
시간을 견딘 건축.
유적으로 남아있는 장엄한 건축물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어떤 환상 같은 것.
찬란했던 세월의 무게가 어느 순간, 퇴색된 아름다움으로 빛나고 있다.
무의미한 시간을 살아내고 있지 않다는 위안 같은 것일까.
시공을 초월한 거대한 존재감이 나를 압도한다.
그 곳은 온전한 나만의 세상이기에, 나는 그 안에 머물러 있다.
황량한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그 곳에, 찬란한 문명이 있었고,
아름다운 건축물이 있었고, 인간이 머물다 간 삶의 발자취가 있었다.
오랜 시간을 견딘 그 공간을 잠시 비추다 지나갔을 한줄기 빛.
그 찰나의 빛을, 그 공간의 오랜 흔적을, 무심하게 쌓여가는 시간을, 빛나는 보석으로 표현하려 한다.
거친 질감으로, 짙은 색채로, 다채로운 빛으로….
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되는가. 그저 내 세상의 완성된 판타지를 위하여 다시 한번 시도를 해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