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혜 개인전 아이, 행복을 꿈꾸다

박경혜
2018 09/05 – 09/10
2 전시장 (2F)

[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 순수함이 가득한 동심의 세계

(뉴스투데이=윤혜영 선임기자) 처음 박경혜 작가의 그림을 접하고 느낀점은 ‘순수함과 천진난만함’이었다.

요시토모 나라 (Nara Yoshitomo)의 앙팡테리블(enfant terrible)들이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 선 이기심과 욕망에 가득 찬 느낌이라면, 박경혜의 아이들은 그 어떤 욕심이나 가식의 느낌이 없이 해맑은 순수함만 가득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는 기본재인 유화를 활용해 ​다른 재료로 긁거나 문지르는 기법으로 화면에 생동감을 부여하고 화폭 가득 아이들의 순수한 에너지를 그려넣어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유년의 동심이 옮아오는듯 기분좋은 따스함을 선사해준다

작품속의 아이들은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가족과 함께이거나 동무들과 놀이를 하거나, 강아지와 같은 애완동물들과 교감을 나눈다.

나홀로 인구가 늘어나면서 함께하는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여가생활에 더욱 가치를 부여하게 되는 현대사회에서 가족과 동물들, 또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어린이들의 모습에서 ‘함께’와 ‘더불어’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은 사방치기를 하거나 동산에서 뛰어논다. 콘크리트로 바닥을 메꾸어버린 요즘에는 만날수 없는 놀이이기도 하다. 그 모습들을 보며 나의 유년시절도 함께 떠올려본다.

부족함이 많았지만 다른 이들도 형편은 비슷했기에 부의 차이에 따른 위화감도 없었고, 흙바닥에 그린 그림으로 종일을 뛰어놀아도 질리지 않고 놀거리는 넘쳐나던 그 시절.

물자는 부족하고 부모들은 가난했지만 情은 넘치는 시절이었다.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했던 어린시절. 작가는 아마도 되돌릴 수 없는 그 시절들을 그리워하며 아이들을 통해서 행복했던 유년의 꿈을 우리들에게 상기시키고자 함이 아닌가 한다.

요즘은 휴일이 아니고는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좀체로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가 학교와 학원을 다니기 때문에 무리에 섞이지 않으면 친구들을 만들기도 어렵다.

이제 4살이 된 나의 딸도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다. 엄마들도 상당수 본인의 직업과 육아를 병행해야기에 아이들은 부모가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공동체에서 일정량의 돈을 지불하고 양육을 부탁해야 하는 실정이다.

요즘들어 가끔 하는 생각중, 가장 소중한 것들은 무상이거나 화폐가치로도 금액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사랑, 물, 공기, 자연이 그러하다. 우리들이 어렸을때 부모의 사랑이 가장 소중했듯, 요즘의 세대들에게도 그것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아이들은 비싼 장난감이나 명문대를 나온 강사가 활동하는 학원이 아니라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자라는 존재이다.

바쁜 부모들을 대신해 책을 읽어주는 기계가 출시되었다. 동화책의 화려한 영상을 그대로 보여주며 달착지근한 목소리의 성우가 동화를 들려준다. 연구 결과 그것은 아이의 정서함양에 아무런 득을 끼치지 못한다고 했다.

오히려 엄마나 아빠의 무릎위에서 읽어주는 동화 한권이 아이에게 더 행복감을 주는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소중한 것은 체온과 체온의 나눔이고, 부모의 육성으로 들려주는 동화 한편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아이들을 행복이 충만한 어른으로 키우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부모의 관심과 많은 스킨십. 돈이 들지도 않고 쌍방이 행복한 방법이다.

박경혜 작가에게 왜 아이들만 그리냐고 질문했더니 아이들의 순수함에서 자신의 정체감과 행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하다. 나 역시도 그녀의 그림을 보며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간 듯 구김없는 행복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글 : 수필가 윤혜영 geo0511@hanmail.net>
계간 ‘문학나무(발행인 황충상 소설가)’겨울호를 통해 신인문학상 중 수필 부문 수상자로 등단. 주요 저서로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화가들이 만난 앙코르와트’ 외 항공사와 증권사, 신문사 및 문화예술지 등 다수에 문화칼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