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미 개인전 About Colors
최정미
2020 08/26 – 08/31
본 전시장 (1F) 특별 전시장 (B1)
전시명: 최정미 개인전 ‘About Colors’
전시기간: 2020년 8월 26일(수) – 8월 31일(월)
전시오픈: 2020년 8월 26일(수) 오전 11시부터
(*코로나로 인하여 전시오프닝은 생략하고 오전 11시부터 원하시는 시간에 오시길 바랍니다.)
전시장소: Gallery INSART 갤러리 인사아트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56 Tel:02-734-1333 Fax. 02-739-1334
About Colors
터너(Turner), 세잔(Cezanne), 반 고흐(van Gogh),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마티스(Matisse), 샤갈(Chagall), 말레비치(Malevici)… 더 많은 화가들이 있지만 작업을 할 때면 이들이 자주 떠오른다. 색채는 단지 물질적인 요소일까? 아니면 정신적인 가치를 지닌 질료이거나 감정을 창조할 수 있는 표현 수단일까? “피에르 프랑카스텔(Francastel Pierre)은 ‘시멘트가 현대 건축에서 기본 재료이듯 색채는 현대회화의 출발점이다‘라고 말했다. 자연의 빛에서 나오는 색채는 현실을 묘사할 수 있으며, 눈에 보이는 세계를 재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나는 눈이 지각하는 외적 현실을 모방하고 색을 통해 내적 현실을 표현하면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많은 화가들이 외부 세계에서 점차 내면적, 정신적 세계로 그들의 관심을 옮겨간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내 작업에서 색채의 본질과 그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나만의 고유한 개념을 만들고, 언어를 만들고자 했다.
미술사를 들여다보면 고대에서 17세기에 이르기까지 색보다는 데생이 더 중요하게 여겨졌다. 특히 선택된 주제나 이야기의 정확성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데생을 선호했다. 색은 매력적이었지만 보조적 수단이었고, 색의 유일한 목적은 이야기가 만들어낸 효과를 뒷받침하고 이야기의 신빙성을 강화시키는 것이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회화가 대상을 똑같이 재현하고 있는가가 아니다. 나의 눈을 통해 자연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나만의 감각으로 섞어낸 색을 빌어 내면의 자연을 재현하는 것, 이것이 내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나에게는 미술의 회화사에서 정의된 미학이나 규칙에 맞추어 자연을 복사하려는 마음도 의무감도 전혀 없다. 현대 회화사에서 우리는 뛰어난 색채가나 천재적인 화가들을 수없이 만나지만 그들에겐 그들의 색채가, 나에겐 나만의 색채가 있고 화가로서의 자유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색채는 현대 회화의 초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화가들의 머릿속에서, 실제로 작업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이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괴테(Goethe)는 자신의 저서 ‘색채론’에서 색채의 이론을 설명하는 물리적, 수학적 특성 즉 개념적 특성은 개인의 경험적 특성으로, 감각적 인지적 영역이나 감정적 영역으로 변화된다고 했다. 또한 그는 색의 이론이 ‘사각의 세계, 온전히 형태와 색으로 형성된 세계를 통해 사각에 모습을 드러낸다고 하였으며, 인간의 외부를 내면에 연결시키는 시선의 도움을 받아 자연은 이상적이고 지고한 형태로서가 아니라 감각적이고 감정적인 체험으로 우리에게 자신을 온전히 드러낸다고 하였다. 이렇듯 괴테는 색채를 눈과 연결된 생리적 현상으로, 정신적 감정에 연결된 심리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현상으로 고찰하였다. 그리고 프란스 게리슨(Franz Guerison)은 색이나 형태와 같은 시각적 요소들을 해석하는 것이 창작의 심리적, 생리적 과정과 다름없다고 정의한다면 그것은 가시적인 세계의 아름다움이 우리 내부에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색은 인간과 세계를 잇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느낌으로서의 색은 외면적이며 상대적으로 객관적이다. 그것은 수동적인 요소이면서 물질세계의 반영이기도 하다. 그리고 표현으로서의 색은 주관적이며 감수성과 사고에 연결이 되는 것이다. 이때 색은 적극적으로 세계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모든 현대 화가들은 빛과 색을 동일시하였으며, 이러한 시각은 색에 인간과 세계 사이의 ‘중재적(仲裁的)’ 위상을 부여하였다. 이 위상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외적이며 객관적인 요소로 색과 빛은 우리들의 눈이 물리적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하며, 내적이고 주관적인 요소로 그것은 회화를 통해 가시적 세계를 조형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색과 빛에 자연을 재현하고 묘사하는 기능 외에도 시적이며 상징적인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눈은 밖의 세상을 비추고 인간의 내면을 표현한다. 눈을 통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결합이 이루어지는데, 화가들은 저마다 색을 지각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 최정미
Litmus paper filtering the nostalgia and melancholy
최정미는 상상 가능한 공간으로서 회화와 그 공간의 유미적인 속성을 다양한 색채와 반복된 붓질로 표현하는 독자적인 세계를 개척하고 있는 보기 드문 추상미술작가이다. 작가가 상상하는 화면안의 세계라고 하는 것은 때로는 하나의 풍경으로 때로는 하나의 정서로 때로는 하나의 아이디얼한 이상향으로 보인다. 어찌 보면, 작가에게 있어서 회화는 하나의 이상향이며 동경의 세계일 수도 있겠다. 최정미는 프랑스 프와티에 종합대학에서 미술사를 공부하고, 프랑스미술학교에서의 교육을 바탕으로 미술사를 가로지르는 회화의 정신적 측면에 대한 고민을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다. 심상의 풍경을 위한 프레임으로서의 화면은 작가가 도달하고자 하는 심상의 여로에 다름 아니다. 작가가 지속하고 있는 실험은 자연에 대한 예찬을 담은 외계세계의 재현으로서의 풍경화가 아니라, 극도로 개념적인 향수와 멜랑콜리를 끌어 올리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것이다. 또한 작업에 들어있는 자연에 대한 관념과 서정성은 현대적 풍경에 대한 새로운 모색을 가능하게 한다. ■백기영(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부장)
Litmus paper filtering the nostalgia and melancholy
Jungmi Choi is few abstract artist cultivating her own original style of colors and layered brush strokes, expressing the aesthetic elements of imaginative paintings. Imaginative world of artist’s canvas can be regard sometimes as a certain scenery or a state of emotion or an idealistic Utopia. With a slightly different viewpoint, painting can be the Utopia or desired world for artist. Jungmi Choi has studied art history at The University of Poitiers where it stresses the importance of both theories and practical techniques. She has continued wondering about spirit of paintings beyond the art history ever since studying abroad in france. Screen which plays as the frame of emotional landscape is the path that enables the artist to reach the destination. The experiments of artist is not a landscape representing the alienated world filled with acclaimed nature but a litmus paper drawing conceptional nostalgia and melancholy. Shared cognition and emotion about the nature in her artwork suggests us fresh viewpoint about the modern scenery. ■Ki-young Peik(Director of Seoul Museum of Art)
- 시간 속의 나를 대하며, 그 기억을 빛과 색으로 유희하다
최정미 작가의 작품에서 강렬함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보다 깊은 아련함이 있다. 그것은 외부세계를 작품으로 재현하고 예찬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작가의 인상(印象)이 내면의 심상(心象)으로 남아 시간의 기억에 의해 여과되며 형상화되기 때문이다. 형상사유와 추상사유의 공존을 통해 표현되는 몽환적인 실루엣이 작가가 경험한 시간과 기억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기억은 잊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희미해져 가는 것이다. 최정미 작가는 그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명확히 하기 위해 결코 인위적인 강렬함을 더하지는 않는다. 다만 캔버스 위에 흰색안료를 사용해서 빛을 더해주며 시간 속의 기억과 그 기억 속의 자연 풍광을 어루만진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캔버스 위로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며 시간은 바람처럼 흘러간다. 지나가며 헤어지는 바람이어도 좋고, 불어와서 만나는 바람이어도 좋다. 여름의 눈부신 햇살이어도 좋고, 어딘지 힘없어 보이는 겨울의 파리한 햇빛이어도 좋다. 시간이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그렇게 놓아준다.
최정미 작가의 작품에서 다양한 색채와 반복적인 패턴의 붓질로 표현되는 빛, 바람, 대기, 물 등 자연물 가운데 빛과 바람은 그 자체로서 형체는 없지만 다양한 사물들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우리에게 알린다. 반짝이는 물결, 흘러가는 구름, 떨어지는 낙엽, 흔들리는 들풀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낸다. 대상을 통해 드러나는 빛과 바람의 존재는 어쩌면 작품을 통해서 드러나는 작가의 내면과 많이 닮아있는지도 모른다. 거울에 대상이 비친다고 해서 거울이 그 대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대상이 거울에서 사라진다고 해서 그 대상이 소멸되는 것 또한 아니듯, 최정미 작가의 작품은 시간이 담고 있는 자연을 비치는 거울과도 같다. 그 거울에 비치는 작가의 기억과 시간은 색채와 빛으로 모습을 나타낸다. 모든 것들은 변해간다. 최정미 작가의 작품 또한 시간을 머금으며 변해간다. 끝을 알 수 없는 자연의 변화처럼 그렇게 세월을 품고 진행되어 간다. 영롱한 반짝임을 안으로 머금으며…■신훈(미술사 박사)
- 2020 성신학보사 인터뷰
지난 10월 전시 ‘we dream night and day’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 요즘에는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궁금하다. 요즘은 강의와 전시를 기획하며 지내고 있다. 오는 8월 열릴 개인전도 준비하고 있다. 개인전을 준비한지는 몇 년 됐다. 한 작품을 5~6년 이상 작업할 때도 있다. 보통 작가들은 주제가 있는 하나의 작품을 빨리 완성하는 편인데 내 작품의 주제는 ‘시간의 기록’ 이라 천천히 진행된다. 자연의 빛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화가 완전히 마르는 시간을 기다린 후에 다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어 작품을 완성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100회 이상의 전시에 참여하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만큼 전시에 대해 느끼는 바가 남다를 것 같은데, 매 순간의 마음가짐이 어떠한가? 전시라는 말은 모든 예술가에게 늘 새로운 의미일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모든 전시에 끌리는 것은 아니다. 정체성이나 작업을 향한 신념 등이 느껴지는 작가들과의 전시는 설레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참여를 고사할 때가 많다. 전시는 기획 의도에 따라 형태, 종류, 취지가 다를 수 있는데 대체로 많은 작가가 참여한 단체전보다는 소수의 작가가 참여한 기획전을 선호한다. 무엇보다 가장 설레는 전시는 역시 내 작품만을 보여주는 개인전이다.
저서 ‘그림으로 만나는 풀꽃이야기’의 머리말에서 자신을 ‘자연의 색을 통해 빛을 그려내는 작가’라고 표현했다. 최정미 작가가 포착하는 자연의 색이란 무엇인가? 나무, 꽃, 하늘 등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변화하는 자연의 모든 색에 마음이 간다. 그런 감정을 더 느끼고 싶을 때는 무작정 차를 타고 도시를 떠난다. 아마도 프랑스로 유학을 간 이후부터 그렇게 된 것 같다. 넓은 평야에 있는 집 몇 채, 끝이 없어 보이는 길 끝에 보이는 하늘과 구름,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 꽃들이 햇볕에 빛나는데 너무나 아름다웠다. 유학 당시 다니던 대학이 숲에 지어진 유리 건물이어서 그때부터 자연과 자연의 색에 대한 관찰이 시작됐던 것 같다. 그 안에서 5년 동안 바람과 빗소리, 사계절을 겪었다. 그 시간과 당시 내가 느꼈던 색을 아직도 기억해내고 있다. 특히 그림을 그릴 때 더 기억이 난다.
‘시간의 기록 – 자연의 빛, 바람, 물, 공기 그리고 대나무’ 등의 개인전에서도 빛과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전시했다. 빛과 자연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 이유가 궁금하다. 초등학교 4학년쯤 우연히 고흐와 피카소의 도록을 접하고 프랑스를 동경했다. 색을 조화롭게 쓰는 이들이 있었던 곳에 가면 나도 뭔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대학 졸업과 동시에 프랑스로 떠났다. 불어와 서양미술사를 공부한 후, 프랑스 미술대학에 입학해 다양한 수업을 접했다. 2학년 때 만났던 교수님과의 개념작업시간에 자연을 주제로 작업한 적이 있다. 당시 하나의 매체를 선택해 반 추상, 추상적인 작업을 하며 색상을 관찰했다. 그때부터 빛에 의해 드러나는 자연의 다양한 색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술을 공부하기 위해 외국에 머물렀던 기간이 길다. 외국에서 미술을 배우며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불어를 모르는 채로 무작정 프랑스로 갔기 때문에 2년은 불어를 배웠고 2년은 프와티에 대학에 미술사 학사로 편입해 서양미술사를 수료했다. 이후 프랑스 리모주 국립고등미술학교에 입학시험을 치고 들어갔다. 그때까지 그림실력으로는 어디서도 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무척 기고만장했었는데 미술대학 1학년 데생시간에 미셸 빠뉴(Michel Pagne) 교수님께 큰 가르침을 받는 일이 있었다. 움직이는 누드모델을 따라다니며 크로키를 했던 평소와 달리 하루는 전신 석고상 하나를 가져오시고는 그리라고 하셨다. 석고 데생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기회라고 생각했다. 친구들이 전신상을 관찰하면서 다양한 형태를 그리는 동안 나는 한국에서 입시를 치를 때처럼 빠르게 석고의 흑백 명암을 최대치로 그려냈다. 친구들이 내 주위를 감싸며 감탄하고 있을 때, 교수님은 내가 그린 데생 위에 ‘하얀 석고 위에 선이 교차하는 것이 보이니?’ 라는 문장을 쓰고 미소 지으며 지나가셨다. 나는 사물을 볼 때 그 자체가 가진 물성이나 색상을 고려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 후로는 내가 보는 사물의 느낌에 주목한다. 외면보다는 내면을 관찰하는 계기가 됐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인 동시에 전시를 기획하는 디렉터로 활동했다. 전시에 화가로 참여할 때와 디렉터로 참여할 때 다른 점이 있는가? 현재 DAIN Art Gallery의 디렉터로의 활동도 하고 있다. 좋은 전시에 참여하고 싶어서 내가 좋아 하는 작가들을 골라 그들과 함께하는 전시를 기획했다. 유학 당시 수많은 미술관과 갤러리를 돌아다닌 터라 검증된 작가들의 작업을 많이 봤다. 그 경험이 한국에서 작가를 찾아내는 안목을 더해줬기 때문에 전시기획에도 흥미가 생겨 지속해왔다. 유학할 때 알았던 작가들을 모아 동문과 함께 안산 단원 미술관에서 Ansan Art Memory 라는 이름으로 전시기획을 진행한 적이 있다. 이전까지 단원미술관에서 현대미술 전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가 단원미술관 현대미술 전시의 시초였다. 반응이 좋아서 미술관의 요청으로 1년에 한 번씩 3~4년 동안 시의 지원을 받아 전시를 진행했다. 전시된 작업을 보는 관객들이 좋아할 때와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만족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 매니저로도 활동했다. 레지던시 프로그램 매니저가 생소할 우리대학 학생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2006년부터 1년간 광주 의재미술관의 의재창작스튜디오 국제레지던시의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했다. 레지던시의 목적은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모여 작업 과정을 공개하고 지역 작가들과 교류하며 지역 미술을 활성화하는 것이었다. 당시 지방에서는 최초의 레지던시였고 지원비도 많아 경쟁력이 있었다. 나는 프랑스 작가 섭외, 통역편의 제공, 세미나 보조, 해외 홍보 등을 담당했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합격하면 작업실과 작업 비용, 전시 기획, 전시 홍보 등 많은 혜택을 받으며 작업한다. 한 작품만으로 작가의 전체 작업을 논할 수 없기에 작가의 작업 과정을 통해 정체성이 드러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작가에게 중요한 경력이 된다. 나도 프랑스 코레즈 국제 레지던시 와 대담미술관 국제 레지던시에 작가로 참여한 경력이 있다.
최정미 작가에게 작업실이라는 공간은 어떤 의미인가? 내게 작업실이란 숨 쉬는 곳이다. 다시 말하면 그림 그리는 것이 내가 숨을 쉬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생활공간이 작업실이다. 시간을 정해놓고 작업하는 것이 내겐 맞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혹은 유명해지려고 작업해본 적이 없다. 그냥 색으로 형태를 만드는 것과 그리는 행위가 좋아서 그림을 그린다. 작업공간인 아파트에 20~30개의 캔버스를 늘어놓고 돌아가면서 색을 칠한다. 한 겹을 바른 후 3~4개월 뒤에 또 한 겹을 바르는 식의 작업이다. 새벽에도, 낮에도, 식사하다가도 밥 먹듯이, 숨 쉬듯이 눈에 보이는 작업에 말 거는 것처럼 작업한다.
최정미 작가의 삶에서 그림은 어떤 존재인가? 그림은 사색의 대상이다. 화가는 어떤 대상을 직접 보고 그리거나 머릿속에 있는 것을 감각으로 그린다. 나는 오랫동안 자연을 바라보고 느끼는 것을 좋아했기에, 그때그때 감동했던 순간과 색들을 기억했다가 정리해서 그려낸다. 그리면서 그림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한다. 자연을 상상할 수도 있고 꿈을 상상할 수도 있다. 매번 한없는 생각에 빠진다. 사색의 대상이 될 수 없거나 아무것도 읽어낼 수 없는 작업은 흥미롭지 않다.
우리대학에서의 배움이나 활동 중 작가로 활동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된 부분이 있는가? 성신여대는 내 삶에서 4년을 아름답게 성숙해 갈 수 있도록 해준 학교다. 작가로서 존경하는 교수님의 작업을 직접 보고 가르침을 받았다. 작업이 훌륭하셨던 박복규 교수님, 따뜻하셨던 이광미 교수님. 동문으로서 후배들을 사랑하시고 철저하게 수업을 준비하셨던 홍기자 교수님, 그 당시 처음으로 현대미술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셨던 윤동천 교수님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좋은 친구들을 만나 ‘다른 친구들도 예술가를 꿈꾸고 있구나’라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지금도 연락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 같이 미술을 하며 4년을 함께했기에 예술관련 이야기를 할 때 통하는 게 많다.
미술 작가를 꿈꾸는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작업을 계속하고 싶으면 미술과 연관되든 아니든 직업이 필요하다. 전시를 하고 싶다면 돈이 들더라도 달려가서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직업이 필요한 것이다. 내가 공간을 기획하고 전시를 진행하고 있으니 작품이 좋다면 나에게 먼저 어필하라. 그리고 될 수 있으면 많은 나라를 여행하고 책을 읽어라. 기술적인 것만으로는 그림을 그리는 데에 한계가 있다. 책을 많이 읽고 사색하기를 즐거워하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작가는 창작하며 살아간다. 그 모든 것은 정신에서 나오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갖추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 이후에 가장 잘 다루는 미술적 도구를 가지고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주제를 그리거나 만들어나가면 언젠가는 괜찮은 작가가 돼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신학보사 우소영 기자 sswupwsy@gmail.com
최정미 CHOI Jungmi/ 서울 생
E-mail_choicreation@hanmail.net
http://blog.naver.com/choicreation
1998 프랑스 리모주 오뷔쏭 국립고등미술학교(ENSA), DNSEP(고등조형표현국가학위), 석사
1997 네덜란드 Voor Beeldende Vorming de Tilbug 국립미술아카데미 교환학생
1996 프랑스 리모주 오뷔쏭 국립고등미술학교(ENAS), DNAP(조형예술국가학위), 학사
1991-1993 프랑스 프와티에 종합대학교 인문대학 서양미술사 학사수료
1990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0 About Colors_갤러리 인사아트_서울
2020 꽃과 나무이야기_최정미 수채화전_DAIN Art Gallery_아산
2017 자연을 바라보다_DAIN Art Gallery_아산
2015 Sunrise Sunset_Taiwan Korea International Exchange Residency Project_단수이 역사박물관_대만
2015 시간의 기록…하늘, 바다, 바람, 비 그리고 기다림_갤러리 시:작_서울
2015 시간의 기록…자연의 빛, 바람, 공기 그리고 대나무_대담미술관_담양
2013 빛을 그리고 시간을 쓰다_Logos Pastoral Gallery_의왕
2011 Registration of Time_정림건축_서울
2010 풀꽃 이야기_지앤아트스페이스_용인
2009 시간의 기록_ Dr. PARK GALLERY_양평
2008 Enregistrement du temps _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_안산
2007 About my philosophy_단원전시관, 안산
2005 Heaven in nature_갤러리토포하우스_서울
2003 상상의 자연_노암갤러리 기획_서울
1999 빛으로의 사색_한전프라자 갤러리 기획_서울
1998 빛과 공간_Gallerie d’etude ENSA 리모주 오뷔쏭_ 프랑스
1996 선과 색_Gallerie d’etude ENSA 리모주 오뷔쏭_프랑스
주요 단체전
2019 협성대교수전_갤러리인사아트_서울
2인전_We dream night & Day_DAIN Art Gallery_아산
2017 하늘, 땅…바람_ 광주가톨릭 비움,나눔 페스티벌 본전시 현대미술展_광주대교구청
바람이 되어_갤러리 玄_광주
2015 전남 레지던스 아트페어_담빛예술창고_담양
대숲에서 예연을 맺다_대담미술관_담양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50주년 기념전_아라아트센터_서울
과거로 현재를 열다_대담미술관_담양
2014 갤러리 시:작 기획 초대 Connection전_갤러리 시:작_서울
진전 푸른 숲 도서관 개관기념전_남양주 진전읍
2013 갤러리 개관기념 예술만세 100인 초대전_예술만세갤러리_서울
2012 Both Institution’s Professor Exchange Exhibition(Henan Normal University China&College of Art Hyupsung University Korea)_Artgallery 화성문화재단기획
2012 drawing draw展_스페이스 아트갤러리_동탄복합문화센터
35 난우&난원전_갤러리 가이아
한국만화박물관 기획전시_야생화 찾기 만화여행展_한국만화박물관_부천
2011 Encouter_자작나무갤러리 기획_JH 갤러리_서울
국회프로젝트 Project-P_(주)브룸트리 기획_대한민국 국회의사당
아소갤러리 collection展_인터콘티넨탈호텔_서울
2010 보석비빔밥_아소갤러리_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_서울
경기도의 힘_경기도 미술관, 안산
협성대학교 교수작품전, 협성아트갤러리
2009 Wonderful Pictures_일민미술관, 서울
KIAF 한국국제아트페어_Dr Park Gallery_코엑스_서울
Next Generation_갤러리 루미나리에_서울
아트갤러리 오픈기념 협성대학교 교수작품 전_협성아트갤러리
2008 Nacl 공공미술프로젝트_소래습지생태공원_인천
SOAF 서울오픈아트페어_Dr Park Gallery_코엑스 인도양홀_서울
Eyes Wide Shut 혹은 어떤 시간_Dr Park Gallery_양평
2007 수인선 프로젝트_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안산
Inside & Outside 개관 기념초대전_Artgallery Hyun_용인
2006 Contemporary Art Festival_ Galeris Olide_Sanpaulo_Brasil
Contemporary Art Festival_Buenos Aires_Argentina
Ansan Art Memory_’모델하우스 속의 비닐하우스‘전, 단원전시관, 안산
2005 현대갤러리 개관 20주년 기념 초대전_대전
‘남남북녀’전_가나아트갤러리_평창동_서울
Ansan Art Memory_21개의 수수께끼_단원전시관_안산
소래 페염전 프로젝트_소래 해양생태공원_스페이스빔_인천
1995-2004
Ansan Art Memory_복화술사의 인형들_단원전시관_안산
La nature vue par 21 artistes_단원전시관_안산
전국지부초대 안산미술협회전_단원전시관_안산
청년미술작가전_단원전시관_안산
난우전_종로갤러리_ 서울
현대회화 동세대 차세대 초대전 관훈미술관 기획초대전_서울
성신여대 35주년 기념전_ 예술의 전당_ 서울
신천지 미술관 개관 12주년기념 서양화 초대전_제주
리모주시 초대작가전- Maison de la porcelaine_프랑스
4개 국가 현대미술교류전_코헤즈 문화미술회관_프랑스
레지던시: 2015 대담미술관 국제레지던시 프로그램 작가
1996 프랑스 코레즈 문화예술회관 레지던시 작가
저서:
그림으로 만나는 풀꾳이야기 1, 2_출판사 수풀미디어_2010
그림으로 만나는 나무이야기 _출판사 수풀미디어_2010
기고: 기전문화예술 2005년 11.12 Vol.40, ‘루브르박물관이 탄광도시 랭스에 분관을 짓는 이유는?’
現: 작가,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아주대 출강, DAIN Art Gallery 디렉터, 독립큐레이터
前: 광주교육대학교, 협성대, 경기대, 평택대, 가톨릭대 강사역임, 광주가톨릭비움나눔페스티벌 예술감독, 대담미술관 학예실장, Logos Pastoral Gallery 관장, 아트갤러리 현 디렉터, 의재창작스튜디오 국제레지던시 프로그램매니저, 창문아트센터 국제레지던시 프로그램 매니저, 중국 북경 송장국제아트페스티벌 한국관 공동 커미셔너, 경기창작스튜디오 선감도 프로젝트 프로그램 매니저, 프랑스대사관 경제상무관 한국문화 강사 역임.
작품소장: 수원고등법원청사, 한국전력공사, 광주시립미술관, 외 주한프랑스대사관 경제상무참사관, 상무관 등 다수 개인소장
전시기획: 2017광주가톨릭 ‘비움나눔페스티벌 하늘, 땅…바람’전, 경기창작센터 ‘선감도 프로젝트’ 외 개인전, 단체전 등 50 여회( 전시자료: 네오룩닷컴 www.neolook.net -> 최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