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오창시 개인전 물(物), 어(语)

“물(物)은 일정한 형상이 없고, 어(语)는 깊은 의미를 지닌다.” 동양 미학의 맥락에서 ‘물’은 단순히 자연계의 만상(萬象)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투영을 담아내는 매개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어’는 예술가가 필묵(筆墨), 재료, 그리고 조형적 구성 방식을 통해 전달하는 정신적 언어를 의미한다. ‘물’과 ‘어’를 병치하는 것은 곧 형질을 넘어 심경에 이르는 예술적 지향을 드러낸다.

이 작품들은 전통 회화의 정신적 맥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맥락 속에서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생성해낸다. 그리하여 관람자는 작품을 통해 인간과 자연, 물과 심성, 전통과 현재의 관계를 새롭게 성찰하고, 고요하면서도 유동적이고, 아득하면서도 동시대적인 미학적 경지를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