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현 개인전 시나브로, 시간이 빛깔로 흐르다.
문서현
2019 04/24 – 04/29
3 전시장 (3F)
꽃들이 인사를 하며 봄의 시작을 알렸다.
매일 다른 빛깔의 꽃잎이 피었다.
구름이 어딘가로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다.
고개를 깊이 숙여 상념에 빠진 시간의 시나브로 꽃잎은 푸르른 잎으로 변했다.
여느 때처럼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해 질 녘 노을의 시간이 붉게 물들어 한 땀 한 땀 오색실로 꿰어졌다.
‘무상천류(無常遷流)’
오늘의 시간이 거침없는 물살에 휩쓸려 정처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우리는 자연 없이는 한 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자연과 분리할 수 없는 피조물에 불과하다. 우리는 복잡하게 흘러가는 시간에 쫓기듯 살면서 자연이 얼마나 아름답게 변화하는지 놓치며 살아간다. 우리가 자연의 빛깔을 의식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까닭이 공기나 물처럼 너무나 당연하고 늘 곁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의 마음을 두드리는 크고 작은 상념이라는 빗장에 갇힌 시선으로 자연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바라봤다. 그 사이 계절이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며 흘러갔다. 요즘 시대가 복잡하게 변화하면서 잊히기 쉬운 자연의 빛깔이 얼마나 다양한가를 생각하면서 작업에 집중하였다. 나는 물 흐르듯 자유로운 자연의 형태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색채를 재현하여 흰 천에 물들였다. 나는 자연에서 얻은 영감의 색채들이 염료를 통해 흰 천에 켜켜이 스며들어 건조하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이로써 자연의 색을 입은 천들이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한 색감으로 탄생하였다. 나는 맑고 투명한 자연의 빛깔들이 서로 배어들고 번져 나가며 이루어내는 묘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갈망했다. 그리고 시간에 의해 변화하는 빛깔을 잘게 조각내어 이어가는 바느질을 했다.
나는 자연의 매혹적인 색감과 향기, 공기의 흐름, 향기를 손 끝에 모든 순간의 기운을 담아 바느질로 기록했다. 나는 빛깔에 대한 염원을 담아 자연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손끝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우리가 보고 느끼는 자연의 빛깔은 무한한 색채 조각들의 총합이다. 빛깔이 변화하는 색을 집약해서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과정이 나의 ‘시간의 기록’이며 나의 ‘색’이다. 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흘러간 지난 일련의 과정들이 관객들과 소통되기를 바란다.
シナブロ、時は色とともに流れる
(シナブロ:いつしか、知らぬ間に少しずつ)
花々のあいさつが春の始まりを告げた。
日々、花びらは多彩な色合いで咲き、
雲はどこかへゆっくりと流れていた。
じっとうつむいて考え込んでいた時間とともに、花びらは少しずつ緑葉へと変わっていった。
いつものように顔を上げ、空を見上げる。
夕暮れごろ、陽が沈む時間が赤く染まり、一針一針、五色糸で繋がった。
‘無常遷流’
今日の時間が激流にさらわれ、当てもなく流れる。我々は自然なくして一瞬たりとも生きていけない存在だ。自然と切り離すことのできない被造物に過ぎない。しかし、複雑に流れる時間に追われ、自然の美しい移り変わりを見逃している。我々が自然の色を意識的に感じ取れないのは、空気や水のようにあまりにも当然で、いつもそばにいるからではないだろうか。
私は心を訪れる様々な思い、という枠の中から自然の素朴な美しさを観察した。その間、季節は留まらず、時の流れとともに変わり続けた。作業を始める際、自然の色に着目し、近頃、複雑に変化する時代だからこそ忘れられがちな、多彩な変化を遂げる自然の色について考えた。私は水が流れるように自由な自然の形と、時とともに変化する色をそのまま白い布に落とし込めることを切に願った。自然からインスピレーションを受けて誕生した色彩を染料をもって深く浸透させ、乾燥させる過程を繰り返し、まるで息をするように自然で柔らかな色合いに仕上げた。透明に澄んだ自然の色が互いに染め合い、また広がる過程で作り出される独特の美しさを追求し、渇望した。そして、時間によって変化する色を細かく刻み、それらを縫い合わせる作業を黙々と続けた。
私の指先から毎分毎秒生まれる、自然の魅惑的な色合いや空気の流れ、自然の香り、このすべてのエネルギーを針仕事で記録した。我々が見て感じる自然の色は、無限な色彩のかけらを寄せ集めたものといえる。日々変わり続ける色彩を拾い集め、メタファーとして表そうとした過程が私の「時間の記録」であり、私の「色」なのである。私の念願をこめた色彩で自然のひそかな美しさについて語らせ、指先を働かせた作業を通して観客と共有したいと思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