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혜련 개인전 관계의 온도

마혜련
2018 10/17 – 10/22
3 전시장 (3F)

관계의 온도 (2018.10.17-10.22 이번전시)

사회를 이루고 있는 우리들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관계 안에서 우리는 어딘가에 ‘소속되어있다.’ 라는 안도와 함께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나’와 ‘너’라는 가장 작은 단위의 관계 안에서 겪는 다양한 감정들과 그 감정에 대한 온도를 작가의 색채 언어로 표현한다.
본인과 타인이 관계 안에서 겪는 감정들은 상황에 따라, 시간에 따라 무수히 변화하며 개수로 계산되어질 수 없다. 어디서 시작했는지 알 수 없는 줄들은 주변의 줄, 공간들과 조화롭게 서로의 영역에서 표현되어지고, 감정에 대한 온도는 색채로 피어나고 있다. 피어나고, 흡수되는 과정에 있는 이 줄들은 우리들이 소통하는 여러 관계들을 의미하며, 정지되어 있지 않고 순환되는 것을 보여준다.

 

작가노트

자연이 허락한 모든 유기체의 탄생과 죽음 과정에서의 그 생명력은 나에게 예술적 감동과 감탄으로 다가온다. 언제 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상실을 경험하고, 나 또한 하나의 유기체로써 다양한 심리변화와 갈등을 체험하면서 생명 존재의 근원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에 관심이 머물러있다.
현대 과학이 증명해 줄 수 있는 한계점 이상으로 생명의 근원적 형상인 유기체가 지니는 생명력은 그 속에 담긴 변형과 변화의 끝없는 생명의 흐름을 유추해낼 수 있다. 특히 식물 유기체는 그 속에 담긴 영원한 운동력과 생명의 순환적 질서가 나를 매료시키고 생명의 존귀함에 고개를 숙이게 한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나의 작업은 생명의 근원적인 형상에서부터 끊임없이 흘러가는 순환적 과정에 내포된 미적 요소를 이미지로 시각화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모든 생명은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생명온도가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온도란 기구를 이용해 측정 가능한 체온과 같은 것이 아닌 각각의 유기체가 생명활동을 이어가기위한 개별적으로 갖고 있는 에너지를 말한다. 이 생명의 온도를 측정한다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감각이 기준이 되어 선이나 획, 붓의 터치나 화면의 겹침 등으로 유기체의 생명력을 표현한다.
유기체의 온도를 표현하는 이 작업은 온도라는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기구가 아닌 나의감각으로 측정함으로써 온도를 생명체와 나와의 관계 언어로 설정, 나아가 사람 사이의 관계, 인간의 관계성을 생명의 순환적 질서에서 살펴보아 잊혀져가는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울 수 있는 작가로써의 역할이 포함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