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개인전 Modern Nature 2019

김형준
2019 08/21 – 08/26
본 전시장 (1F) 특별 전시장 (B1)

1.

현실의 환경은 인공물과 자연물이 공존하며, 우리는 그러한 환경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일상을 살아갑니다. 우리가 시각적으로 받아들이는 모든 대상에서 자연스러움은 매우 보편적이면서도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다양한 건물들과 어우러진 산, 언제 철거되어도 이상할 것 없는 허름한 건물들은 우리가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주변의 자연스러운 풍경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랜 세월 유지된 풍경들은 그 자체만으로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Modern Nature, 현대적 자연이라는 주제는 주변의 익숙한 풍경과 허구의 대상을 조화롭게 그리는 것을 주축으로, 다양한 정물의 조합과 구성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2.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 있어 무엇을 그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일생 갖고 가야 할 숙명 같은 문제일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고민을 함에 있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았습니다. 오랜 기간 입시 미술을 가르쳐오면서 형성된 다소 편향적인 미적 감각과 표현 능력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와 무엇을 그릴 때 가장 행복했는지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고민했는데 공교롭게도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미술을 제대로 배우기 이전, 만화를 따라 그릴 때가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러한 생각으로 어릴 적 좋아했던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대상들을 소재로 삼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만화, 영화와 같은 대중예술의 수준은 상당히 발전하여 이제는 정통 예술을 넘어서는 시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실재하는 풍경에 실재하지 않는 대상들을 곁들이는 판타지는 그림을 보는 관객들에게 익숙함을, 때로는 낯선 느낌을 선사하기도 할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가 매우 신선한 것은 아님은 분명하나 아직 우리 주변에는 정통 예술에 높은 벽을 느끼는 대중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러한 접근의 벽을 허무는 것에 매우 관심이 많고, 그 방편의 하나로 이러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