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민 개인전 ※참고 There is(was) another DIRECTION
차선민
2019 10/23 – 10/28
3 전시장 (3F)
※참고
There is another DIRECTION_차선민
“다시 한번 갇힌 순간에서 나오고 싶다. 탈출하고 싶다. 영원한 것은 없다. 이상을 가정하는 순간 우리는 다시 현실에 갇힐 뿐이다.”
“There is always another direction.”
“No place is good place.”
작업을 진행하면서 끝없이 되뇌이던 문장들이다. 인간은 자유롭기를 원하지만 대부분 늘 한 곳을 바라본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그것이 유일한 방향인 것처럼 행동한다. 마치 한 줄기 빛을 보며 따라가는 모양이다. 그러나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그 선명한 길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 분명히 그 길은 누구에게나 답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빛을 떠올려본다면, 빛은 실처럼 직선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광점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온다. 그것이 카오스 그 자체이다. 빛은 굴절되며 확산되고 우리의 눈을 가득 채우거나 넘치기도 한다. 빛은 통제 불가능하고, 그래서 대상(본인에게는 인간, 주체)이 재현될 수 있는 기원적 사태는 카오스이다. 본인이 인간에 대해 주체에 대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계속 변하는, 변화 가능한 혼란이다. 생성되었다 소멸하며, 어느 순간에는 덮칠 듯이 강했다가 느낄 수 없을만큼 으스러져 사라지는 그것이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딱딱한 재현 이미지로는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보고싶은 것을 보이게 그리는 것이 아닌, 생산된 이미지가 아닌 그보다 더 근원적인 혼란이 작업의 중심에 있길 바란다. 그리고 그 혼란이 어떠한 잣대에 의해 지워지길 바라지 않는다. 결국에는 혼란이 정리되어 하나의 길로 가기를 바라지 않는다. 지나쳤던 ‘시간’, ‘나’를 떠올리고 그것이 다시 현재로 되돌아와 영향을 끼치기를 바란다. 현재로 다가올 시간에서 발생할 사건들을 지나치지 않기를 바란다. 본인에게 있어 더이상 인간은 고정된 이상적인 주체로서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혼란 속에서 변화 가능한 ‘괴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