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숙 개인전 Bless You
정은숙
2019 05/01 – 05/06
본 전시장 (1F) 특별 전시장 (B1)
인간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꾼다.
아마 과거에도 미래에도 인간의 행복에 대한 욕망은 변함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로 도시와 사회조직이 거대화 되었고, 급변하는 사회 문화 구조 속에서 우리는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간다. 그로 인해 인간의 이기심은 고조되고 세상의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대인은 정신과 물질의 이중구조 속에서 내적 억압을 받고 인간적, 사회적 갈등을 겪으며 소외 되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현대인들은 쫒기는 삶 속에서 방황할 수밖에 없고 소외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서 심리적 방어기제인 내면의 울타리를 스스로 만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현대 사회에 속한 본인 또한 그 속에서 타인과 같은 소외를 겪으면서 본인 작업을 통해 단절된 소통으로의 회복을 시도해 보고자, 서민들이 즐기던 예술로로 그들이 소망, 사랑, 바람, 건강, 부귀영화를 누리길 염원하며 그들의 삶에 녹아 들었던 ‘민화’를 차용하여 작업을 하게 되었다.
민화는 정해진 회화형식에 비해 자유롭고, 표현적 실재감 보다 그림에 담겨있는 뜻을 더 중요시 하는 그림이다. 또한 동시대의 사회성을 반영 하고 있는데 이러한 표현방식과 민화의 조형적 특성인 단순성과 평면성, 그리고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모티프를 본인 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하여 동화적 감성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화면의 색채는 선명하게 하고, 화면을 채우고 있는 모티프들은 과장하거나 생략하고, 평면적이고 단순하게 표현하여 모티프를 극대화 시켰다. 작품 속의 모란은 부귀와 행복을 상징하고, 나비는 부부애를, 학과 장수를, 거북은 장수와 부귀를, 용과 호랑이는 벽사와 용맹을 상징한다. 이 모티프들은 길상적인 모든 상징적 가치들, 즉, 번영, 부귀영화, 행복, 무병장수, 건강, 다복, 사랑, 가족의 화목 등을 표상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 작은 집을 지키고 있는 새는 현대인, 그리고 현대인 중 하나인 본인을 의미하고 집은 우리가 소중히 생각하는, 지키고 싶은 그 무엇이다. 집과 새로 상징되는 우리는 각박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현실 안에서 행복해지고 싶다는 이율배반적 감정 속에 산다. 이에 새는 현실을 떠나지 못하고 날개를 접은 채 앉아있다. 이런 새를 지켜주는 것이 작품 속의 모피프들이다. 각각의 모티프들은 새를 옆에서 바라보면서, 혹은 자신의 몸 위에 올려두고 그들을 보호한다. 그리고 모티프들은 각각의 길상적 가치를 지니며 그들을 보호함과 동시에 축복을 건넨다.
또한 오방색을 주로 사용하는 민화와 달리 본인은 파스텔톤을 주로 사용하여 동화적이고 감성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파스텔 컬러가 주는 부드럽고 따뜻한 동화적 감성은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부적과 같은 역할을 했던 민화 속 모티프와 본인 작업의 동화적 표현을 통해 현대인들이 현실의 불행한 상황 속에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염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