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m 2018 그룹전 <행복하기> 위하여
안해숙 외
2018 09/05 – 09/10
3 전시장 (3F)
<행복하기>_위하여
우리는 행복하기 위하여 산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결국 행복하기 위하여서다. 그런데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하기 위하여 우리가 하는 일이 과연 행복을 위하는 일인 것일까? 우리는 각자 행복하기 위하여 무슨 일들을 하고 있을까? ‘<행복하기>_위하여‘ 전시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들은 과연 행복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김도희는 수년간 그림 속에서 무엇인가를 향하여 쳐다보는 사람을 그려왔다. 서로 다른 공간성과 시간성이 점철된 숲과 오색 이미지의 파편 조각 속에 ‘무엇인가’를 응시하며 가만히 서있다. 조형의 시각적 논리 속의 그 사람은 혹시 ‘그’가 아닐까. 김해경은 일상의 주변에서 발견된 ‘또 다른 일상’을 그려왔다. 일상 소재들을 통한 꾸준한 자기 발견과 이타적인 투영은 관람자를 ‘그의 일상 개념_삶의 흔적’으로 초대한다. 박효실은 거주 내외 공간을 정지하여 가만히 바라본다. 거친 색채와 손짓으로 공간존재의 현실과 희망 그리고 벗어날 수 없는 행복의 절망과 천상을 포효하고 싶어 한다. 신정순은 일상 생존 현실의 실제적 체험을 기록했다. 자신의 가장 큰 궤적이자 소소하게 버려졌던 생의 시간 자국이다. 그래서 한편으로 더 버릴 수 없는 귀중한 것이다. 안해숙은 자신의 내적 공간을 따스하게 마련하여 관람자를 초대한다. 때론 건축적이지만 차갑지 않은 그의 내적 공간을 맛보게 하여, 그 안에서 자신의 색과 느낌을 서로 포용하고 공유하고 싶어 한다. 양부연은 색채평면 공간 위에 부유하는 추상적 사유를 성공적으로 포획한다. 그 사유는 유동적이다. 때로는 알 수 없는 형체와 해체되어 흩어진 표면 질감으로 형성된, 강한 절제와 방출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쾌감을 전달한다. 오은주는 더 추상적이다. 하지만 집약된 강한 빛의 색과 파형된 형체는 관람자 ‘마음의 결정체’로 또 다른 안정감을 호소한다. 장희순은 추상적이지만 기하학적인 구조로 도심의 공간, 옛날과 현재를 동시에 구축한다. 작업 매체(염색과 천 소재 등)의 오랜 연구과 실험으로 발현된 색채이미지와 자신만의 조형으로 관람자를 그의 미적 공간_역사의 정감과 노스텔지어에 머물게 한다. 정진숙은 새삼스레 자연을 찾아왔다. 식물 줄기와 즙의 천염 염색 이미지에 머무른 그의 고된 삶의 여정과 체험이, 형체의 흐름 속에 조용히 정적으로 담겨있다. 이들과 대조되는 허정혜는 발견된 실증적인 소재와 이를 둘러싼 조형 구성으로 삶의 복잡한 심사를 간결하게 정리했다. 쾌활한 유머 감각으로 승화된 그의 내속은 차라리 비감을 넘어서고자 한다.
<행복하기>_위하여 전시는 십수년전 과천 현대미술 아카데미에서 인연을 맺은 작가들로 구성된 Pham 그룹의 세 번째 기획전이다. 이들은 때론 해외를 넘나들며 작업과 발표를 하고, 미술 교육현장에서 작업을 가르치고, 현업과 생업에서 세상과 현실을 체험하면서, 꾸준히 자신만의 작업을 이어오는 ‘생존 작가’들이다. 이들은 ‘<행복하기> 위하여‘에 공감하고 이 글을 허락했다. 작업들이 <행복하기>_위하여를 성취하고 서로 공감 공유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가치있는 일들이 있을 것일까? (심철웅 20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