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동 개인전 중한 문화 속의 수묵 사계
주자동
2024 12/25 – 12/31
3 전시장 (3F)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산하(山河)는 우리에게 가장 변함없는 동반자입니다. 그들은 말없이 존재하지만, 인간의 세대 교체와 문화의 진화를 묵묵히 목격해 왔습니다. 이번 산하정월 – 주자동 중국화 예술전은 단순한 예술의 대화를 넘어서 시간과 문화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는 자리입니다.저는 예술과 문화가 결코 시간 속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들은 끊임없이 흡수하고 융합하며, 결국 새로운 생명력을 발현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주자동은 한 중 두 나라의 문화적 맥락을 토대로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작업을 통해, 먹과 첨단 기술, 역사와 미래가 교차하는 하나의 활기찬 예술 세계를 관람자에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파트 ‘시화춘추(詩畫春秋)’는 중한 문화의 융합을 중심으로 사계절의 변화를 먹과 시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예술 기법을 넘어 문화적 정체성의 탐구입니다. 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작품들은 두 나라의 예술 사상과 교감하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는 하나의 다리로서 작용합니다.
두 번째 파트 ‘산하정월(山河靜樾)’은 다시 중국 전통 산수화의 정신적 핵심으로 돌아갑니다. 주자동의 붓 끝에서 그 고대의 산하가 새롭게 부활합니다. 이곳에는 전통에 대한 존경뿐만 아니라 현대 생활에 대한 성찰도 담겨 있습니다. 그의 붓놀림은 자연과 인간 정신에 대한 깊은 감상을 전달합니다.
그리고 가장 시대적인 감각을 담은 세 번째 파트 ‘청동고탁(靑銅古拓)’은 현대 기술과 고대 청동기를 결합하여 NFT 예술 작품으로 탄생했습니다. 이는 중화 문명에 대한 새로운 해석입니다. 수많은 역사의 기억을 담고 있는 청동기는 주자동의 시선을 통해 박물관의 유리창을 넘어서 디지털 예술의 영역으로 들어가 현대 기술 속에서 새로운 문화적 상징을 발현합니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문화는 결코 멈추지 않고 흐르고 있으며, 이는 산하와 같습니다. 높은 산과 넓은 강처럼 그 존재는 우리에게 문화와 자연이 모두 무언의 깊이를 지닌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자들이 단순히 예술의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문화의 무게와 시대의 맥박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ㅡ이번 산하정월 – 주자동 중국화 예술전이 관람자들에게 마음과 문화 사이를 여행하는 아름다운 여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 고운기 (시인 및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