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개인전 빛으로 그린 나무
김주영
2024 06/05 – 06/11
본 전시장 (1F) 특별 전시장 (B1)
빛으로 그린 나무
-나무와 원(圓)
그것은 나뭇잎에서 시작되었다.
나뭇가지의 프렉탈적 이미지.
나무에 달려있는 잎사귀를 보면, 하나하나는 다르지만
그것들이 모여 곧 하나의 나무가 된다는 점.
이를 통해 나무를 소재로 시작하게 되었다.
시골 작업실 대문 앞엔 아주 큰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다.
느티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자, 수많은 잎사귀들도 같이 흔들리는 것을 보며 나는 느꼈다.
나무를 빗대어 봣을 때,“나”라는 나뭇잎 옆에 “너”라는 나뭇잎이 있고,
그걸 담는 “세상”이라는 나무가 있다는 것.
그런 식으로 각자의 존재가 하나하나 모여야 전체 속에서 나를 느낄수가 있는 것이다.
나 홀로 존재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무는 태양의 강열함, 땅의 포근함으로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만들고..
그것이 또 떨어져 씨앗이 되는 우주의 순환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나무의 형태로 뿌리를 내고 기둥을 타고 오른다.
우리들도 각자는 서로 다르지만 가족,사회 등의 큰 틀에 연결되어있는
하나 속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하나다”
원은 시작과 끝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로 통합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또한 동양 철학적 의미에서 하늘,우주 그리고 영원한 순환을 상징한다.
이같은 나무와 원이 주는 의미가 있었기에,
원으로 가득한 열매를 품은 완벽한 원의 상태인 나무를 표현하고자 했다.
-무지개 (빛)
빛은 프리즘을 통해 늘어놓으면 흔히들 알고있는 무지개의 화려한 원색들이 나온다.
또한,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 모든 생명의 근원이다.
생명, 활력, 기쁨.. 빛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단어들 이지않은가?
그러한 긍정의 이미지인 빛을 그리고 싶었다.
나는 결국, 빛에 이끌리게 된 것이다.
-화려하지만 화려하지않은 그림: 색즉시공 공즉시색
화려한 원색이 보색으로 대비되었을 때의 강렬한 자극이 있다.
그로 인해 내 그림은 육안으로 봤을때 무척 화려하게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그 색의 빛을 다 합치면 백색광이 되고,
물감으로 보색끼리 섞으면 어두운 무채색이 된다.
슬픔이 깊으면 기쁨도 큰 것이다.
짙은 파랑이 깊을수록, 그 반대편의 강렬한 주황빛이 더욱 선명해지는 것처럼..
이렇게 서로 대비되는 것이다.
전체적인 시선으로 하나씩 보면 화려하고, 묶어서 보면 그것이 곧 “무(無)”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화려하지만 화려하지 않은 나의 그림.
“색즉시공 공즉시색 “
모든 색은 본질적으로 비어 있으며, 비어 있음은 물질적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의미이다.
물질적 세계와 비물질적 세계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인 것이다.
-우리의 삶
우리는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각자의 숙제를 가지고 살아간다.
편안한 삶은 없고, 각자의 삶의 무게가 있는 법이다.
그 무게를 지탱하며 우리는 빛이 가지고 있는 긍정의 힘으로,
무지개같은 삶을 살아가며 빛나무처럼 영원한 순환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