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선 개인전 집착도 사랑이었다

김은선
2022 02/23 – 02/28
2 전시장 (2F)

<집착도 사랑이었다>

 

사랑은 아름답다. 혹은 아름다워야 했다. 아니, 때로는 아름답기를 강요 받았다.

우리는 사랑을 위해 얼마나 희생할 수 있는가, 극한의 상황에서도 얼마나 이 마음을 가져갈 수 있을까.

애당초 사랑이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 상대방이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와 같은가.

 

나를 위해 희생해줘. 이래도 내가 좋아? 너는 왜 내 마음대로 안돼? 네 모든 것을 소유하고싶어.

내가 이렇게 하면 나를 싫어하겠지? 내 본모습을 알면 어떻게 하지.

 

나의 사랑이 때로는 상대방에게 독이 된다. 그 상대방의 사랑이 나에게 독이 된다.

 

집착도 사랑이었다. 왜곡된 마음이 마구 새어나온다. 넘쳐나지 않도록 힘껏 밀어 넣는다. 못난 마음에도 꽃은 피더라. 뒤틀린 마음도 때론 사랑이었다. 소유하고 싶었을 뿐이다.

 

마음은 점점 깊어가고 깊어진 마음은 난도질당한다. 내가 찌르던 가시들이 이제는 나를 찌른다.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갈기갈기 찢어놓고 간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내 모습을 거울로 비추어 본다. 이게 내 모습이었어? 진짜 나의 모습이 어땠는지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나 빼고 모든 것은 흘러만 간다. 내 마음은 뒤에 남아 고여서 썩어만 간다.

 

이 마음이 그를 위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사랑을 하는 나 자신을 위한 것이었을까?

결국에 나는 끝까지 이기적인 것이었다.

사랑을 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만족하는 이기심을 숨기며 오늘도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간다.